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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콘서트 24]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힙합 #2 앨범 작업 방식과 프로덕션

2018년 봄,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의 24번째 주인공이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로 발표되자, 수많은 국내 힙합 팬은 환호했습니다. 켄드릭 라마의 국내 첫 내한 공연을 앞둔 지금, DJ소울스케이프와 함께 켄드릭 라마의 앨범 작업 방식과 프로덕션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남다른 접근 방식을 가진 켄드릭 라마의 음악세계"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발표한 정규 앨범들은 힙합과 소울, R&B, 재즈에 걸친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뮤지션들과 평론가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습니다. 그가 선보였던 다양한 음반 작업은 상업적 힙합 음반들과는 다른 접근방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힙합 음반의 ‘성패’는 래퍼의 실력뿐만 아니라 ‘얼마나 잘 나가는 프로듀서의 곡을 받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는 팝 뮤직 전반에서 유명한 작곡가와 작사가의 작품을 받는 것이 관건인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기존 힙합 음반 작업은 한 크루에서 잘 나가는 프로듀서가 래퍼 한 명의 음반 전체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으로 진행합니다. 90년대 초반 힙합 씬의 주요 작품들을 살펴보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의 음반들, 닥터드레(Dr. Dre)의 <Chronic>, 우-탱(Wu-Tang)의 <Enter The Wu Tang> 의 앨범 모두 이와 같은 시스템으로 음반을 작업했습니다. 




▲Nas - It Ain't Hard to Tell 뮤직비디오▲




콤플렉스(Complex) 매거진에 의하면 이러한 룰이 시작된 것은 나스(Nas)의 기념비적인 데뷔작 <Illmatic>부터 였습니다. <Illmatic>에는 라지 프로페서(Large Professor), 디제이 프라이머(DJ Premier), 큐-팁(Q-Tip) 등 당대 최고의 프로듀서들이 참여하면서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이끌어 냈습니다. 이 사건 이후, 힙합의 히트 공식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스타일과 출신을 불문하고 프로듀서의 퀄리티와 유명세가 더 중요해진 것입니다. 


프로듀서의 유명세가 높아지면서 힙합씬에서도 ‘히트 프로듀서’들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미국에서는 냅튠스(The Neptunes), 팀버랜드(Timbaland), 메트로 부민(Metro Boomin), 마이크 윌 메이드 잇(Mike Will Made It)과 같은 히트 프로듀서들이 탄생했습니다. 이들은 장르를 불문하고 팝 영역까지 아우르며 대중음악의 지형도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Mike WiLL Made-It - 23 ft. Miley Cyrus, Wiz Khalifa, Juicy J 뮤직비디오▲




이들과 같은 히트 프로듀서의 등장은 힙합 음악의 수준과 영향력을 확대시킨 중요한 변화입니다. 이렇게 힙합씬은 팝 뮤직의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할 정도로 비대해졌습니다. 사실 마이크 윌 메이드 잇처럼 팝 음악의 대열에 합류한 프로듀서들은 순수주의자들에게는 지나친 상업성 음악이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래퍼들은 흥행의 성패를 위해 거대 기획사들이 제시하는 이 공식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힙합의 공식을 깨는 켄드릭의 신선한 앨범 작업 방식"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앨범 작업 방식은 방향은 기존의 힙합 앨범 작업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켄드릭은 기존의 거대 기획사들의 히트 프로듀서 공식을 깨고 자신만의 새로운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켄드릭이 자신의 크루 안에 있는 뮤지션들만을 기용하는 폐쇄적인 방법을 택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다양한 히트 프로듀서들의 이름이 그의 앨범에 등장하지만 그 주축을 이루는 프로듀서들은 그가 처음부터 함께 해왔던 사운웨이브(Sounwave) 같은 인물들입니다. 더 나아가  썬더캣(Thundercat), 카마시 워싱턴(Kamasi Washington)같은 인디 뮤지션들을 작업에 참여시켰습니다. 이런 켄드릭의 LA 언더그라운드 음악씬을 아우르는 시도는 음악 팬들의 열렬한 찬사를 끌어냈습니다. 




▲Kendrick Lamar - These Walls (Explicit) ft. Bilal, Anna Wise, Thundercat  뮤직비디오▲




Knx나 후아레이(Whoarei)같은 무명의 비트메이커에 이르기까지, 그 엄청난 스펙트럼의 참여진 조합은 켄드릭 라마의 열린 태도와 분명한 지향점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켄드릭은 주변의 새로운 뮤지션들과 협력하는 참신한 방식을 택하며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 나갑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점은 켄드릭 라마가 프로듀서의 범위를 넓히는 방식을 통해 LA 언더그라운드 음악 씬을 바탕으로 자신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그의 음악이 오리지널리티를 획득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도 합니다.




“그가 우리를 스튜디오로 불러 모았습니다. 우리는 자유롭되 서로의 아이디어를 존중하며 더 새롭고 창조적인 시간을 보냈습니다. 혼자서 완성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드럼 루프를 만들거나 샘플을 연주하면 나중에 썬더캣(Thundercat)이나 테라스 마틴(Terrace Martin)이 자신의 연주를 자연스럽게 얹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잼(Jam) 형태로 작업한 결과물이 바로 앨범 <DAMN.> (2017)입니다.”  - DJ Dahi




▲DJ Dahi의 <DAMN.> 앨범 비하인드 인터뷰 ▲




켄드릭 라마의 앨범에서 언제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프로듀서 디제이 다히(DJ Dahi)의 인터뷰를 보면 그의 음악 제작 현장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켄드릭은 프로듀서나 연주자의 색깔을 존중하면서 다양한 뮤지션들을 모아 그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펼쳐 놓는 방식으로 음악 작업을 진행합니다. 


켄드릭 라마는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만들어갔고, 새로운 시너지를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켄드릭만이 추구하는 기존 앨범 작업 방식과 다른 ‘독자성’, 그리고 함께하는 아티스트들과의 ’연계와 협력’은 그를 잘 설명해주는 키워드입니다. 그럼 켄드릭 앨범에 등장하는 숨은 조력자들을 살펴보며 그의 음악이 왜 특별한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켄드릭 라마 음악의 숨은 조력자들"



 

1. 켄드릭 음악의 동반자, Sounwave




 

 ▲Kendrick Lamar – King Kunta 뮤직비디오▲




사운웨이브(Sounwave)는 2009년 켄드릭 라마가 처음 셀프 타이틀의 EP를 발표했을 때부터 그의 음악을 책임져 준 동반자이자 속해있는 레이블 TDE의 인하우스 프로듀서입니다. <Bitch Don’t Kill My Vibe>, <King Kunta>, <Loyalty>, <Element> 등의 대표 곡은 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트랙들입니다. 스쿨보이 큐(Schoolboy Q), 제이 락 (Jay Rock), 에이비 소울(Ab-Soul) 등 TDE 소속 뮤지션들과의 작업 외에는 다른 이력이 없지만, 최근 세인트 빈센트(St. Vincent)의 앨범에도 참여하면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2. 드레이크의 명반을 만들어낸, DJ Dahi




 ▲Drake – Worst Behavior  뮤직비디오▲




디제이 다히(DJ Dahi)는 드레이크(Drake)의 <Worst Behavior>를 만든 프로듀서로 유명한 LA 출신의 프로듀서입니다. 빅 션(Big Sean), 타이 달라 사인(Ty Dolla Sign), 푸샤 티(Pusha T)부터 시자(SZA), 케레라(Kelela)같은 아티스트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디스코 그래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디제이 다히는 켄드릭 라마의 <good kid, m.A.A.d city> (2012)에 수록된 <Money Trees>를 시작으로 그의 앨범에 대표적인 곡들을 제공하게 됩니다. 특히 이번 앨범 앨범 <DAMN.> (2017)에서는 <Yah>, <Lust>, <XXX> 등 앨범의 주요 곡들에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그의 사운드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디제이 다히가 다양한 팝 장르의 음악 제작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돈나(Madonna)부터 티나셰(Tinashe)에 이르기까지 현재 전 세계 팝 시장 흐름을 만들어가는 프로듀서로 손꼽히는 인물입니다.




3. 힙합 역사에서 중요한 프로듀서이자 재즈 뮤지션, Terrace Martin



 ▲Terrace Martin – For Ever With You 뮤직비디오




테라스 마틴(Terrace Martin)은 LA 힙합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듀서이자 재즈 뮤지션으로 손꼽힙니다. 또한 테라스는 켄드릭 라마 이전에도 스눕 독(Snoop Dogg)부터 커럽트(Kurupt), 와이지(YG) 같은 대표적인 웨스트코스트 힙합 뮤지션들의 앨범에 관여해 온 인물입니다. 그는 재즈 페스티벌에서도 꾸준히 공연하며 다채로운 활동 스펙트럼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켄드릭 라마의 <Section 80> 앨범부터 함께 해온 테라스는 연주자로서도 다수의 대표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Untitled Unmastered> 앨범에 등장하는 모든 색소폰 연주는 그의 연주라고 합니다. )




4. 새로운 재즈의 바람을! 재즈 신예, Thundercat / Kamasi Washington




 ▲Thundercat – Them Changes  뮤직비디오▲




썬더캣(Thundercat)은 2017년 앨범 <Drunk>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재즈 베이시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또 한 명의 아티스트, 카마시 워싱턴(Kamasi Washington)은 무려 4장짜리(보너스 디스크 1장을 포함 5장) 정규 앨범 <Heaven And Earth> (2018)를 발표하여 재즈 음악을 선도합니다. 




 ▲Kamasi Washington 인터뷰 및 라이브 연주▲




그리고 이들은 켄드릭 라마 프로덕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인물들입니다. 동시에 LA의 새로운 재즈씬을 이끌어가고 있는 아티스트로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의 음악은 정치적이거나 심오한 정신적 세계를 다루는 아방가르드 재즈부터 80년대의 요트-록(Yacht-Rock)을 연상케 하는 담백한 팝 사운드에 이릅니다. 이렇게 넓은 스펙트럼으로 대중 음악계의 이곳저곳에서 꾸준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켄드릭의 2015년작 <To Pimp a Butterfly> (2018)에서 스피리추얼 재즈(Spiritual Jazz)와 장대한 스트링 편곡의 스케일이 가미된 서사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낸 일등공신입니다. 연주와 프로덕션뿐 아니라 사운드 전반의 구조와 설계에 큰 공헌을 합니다. 그리고 이 앨범에는 이 시대 가장 각광받는 재즈 드러머 중 한 명인 로날드 브루너 주니어(Ronald Burner Jr.) 조셉 레임버그(Josef Leimberg)와 같은 LA의 대표적인 언더그라운드 재즈 뮤지션들도 그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켄드릭 라마는 재즈부터 언더그라운드까지, 폭넓은 분야의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을 진행하며 새로움을 추구해 나갔습니다. 90년대부터 이어오던 힙합 음악의 작업 방식을 거스르고, 자신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만드는 켄드릭 라마. 유명세를 떠나 음악의 본질을 바라보고 보석 같은 재능을 가진 프로듀서와 아티스트를 발굴해내는 그의 음악 세계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요? 이렇게 혁신적인 음악 세계를 펼치는 켄드릭의 무대를 현대카드 슈퍼콘서트24에서 꼭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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