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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Open Class – 경험을 디자인하는 세상이 열리다

2017.11.14




사람과 사람 혹은 사람과 기술. 두 객체의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매개체를 ‘인터페이스’라 합니다. 과거에는 동굴 벽화가 주된 인터페이스였다면, 오늘날의 인터페이스는 ‘스크린’입니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아이언맨>의 한 장면처럼 스크린 속 정보가 우리가 있는 3차원 공간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인터페이스가 2D에서 3D로 바뀌어가는 것입니다.


이번 오픈클래스에서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혼합현실(MR: Mixed Reality)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이승민 디자이너에게 인터페이스의 변화와 디지털산업의 동향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같은 듯 다른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과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최근 많이 대두되고 있는 개념입니다. 증강현실을 설명하기 위해 이승민 디자이너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을 예로 들었습니다. 주인공이 허공에 떠 있는 정보를 조작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스크린 정보가 우리 공간으로 들어온 모습. 이는 증강현실 기술을 잘 보여준 좋은 예입니다. 영화 속 장면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했지만, 기술의 발달과 함께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상현실은 현실과 완전히 분리된 가상 공간을 만들어 콘텐츠를 경험하는 기술입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두 기술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가 일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한 단계 나아가 이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한 혼합현실(MR)에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AR과 VR을 넘어 정보를 경험하라


마법과도 같은 혼합현실(Mixed Reality)



“디지털산업은 앞으로 ‘사용자의 경험’에 초점을 맞춰 변화할 겁니다. 

곧 정보를 현실로 불러와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되겠죠. 

혼합현실이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온다면, 아마 마법과도 같은 일들이 벌어질 거예요.”





혼합현실은 현실과 가상세계가 결합한 상태로, 사용자에게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어찌 보면 증강현실과 비슷해 보이지만, 혼합현실은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지를 배치해 시뮬레이션하고, 스크린에만 머물던 영상을 바깥 세계로 끌어내어 현실과 중첩하도록 만든 혼합현실 기술. 혼합현실은 게임은 물론, 설계와 디자인, 제품 생산, 우주 기술, 의료 등 활용 가능한 분야가 무궁무진합니다.



 

- 혼합현실 구현의 예: MS 홀로렌즈


그는 혼합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를 꼽았습니다. 홀로렌즈는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장치(Head Mounted Display)로, 현실 화면에 실제 개체의 3D 이미지를 출력하여 사용자가 이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게 합니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를 할 경우, 방에 가구의 3D 이미지를 배치해 시뮬레이션하고, 구매와 제작까지 가능해집니다. 뿐만 아니라, 몸짓과 목소리로 가상 홀로그래픽을 제어할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과 개발의 중심에서


디자인의 미래를 고민하다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이승민 디자이너. 그는 매사추세츠공대(MIT) 건축대학원 산하 미디어랩에서 예술, 과학 분야로 공학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는데요. 디자인과 공학 석사를 함께 전공한 흔치 않은 디자이너입니다.


“디자이너이지만 디지털 기술과 개발에 관심이 많아요.” 그는 디지털 기술과 디자인이 완전히 구분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디자이너가 개발하고, 반대로 개발자가 디자인을 하는 세상이 올 거라 예측한 것입니다. 이렇듯 기술과 디자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지금. 그는 디자인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데요. 고민의 시작은 2016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였다고 합니다.


2016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의 전시 주제는 ‘유토피아’였습니다. 그는 관람객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유토피아의 모습을 글자로 입력하면, 글자들이 작은 점으로 변해 하나의 몽유도원도가 완성되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사람과 작품이 소통하는 인터렉션 디자인을 선보인 것입니다. 흔히 디자이너의 영역이 아니라고 여기는 프로그래밍 작업을 통해 디자인과 기술의 경계, 나아가 디자인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디자인이란,


사람들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



이승민 디자이너는 아직 미래 디자인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렴풋이나마 답을 그려볼 수 있었던 프로젝트가 있다며 카네기 멜런 디자인 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할 당시의 일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도시에 영향을 주는 디자인을 하라.’는 숙제를 던졌다고 합니다. 배경이 된 곳은 빈부격차, 인종차별 등의 문제가 있던 빈민가였는데요. 학생들은 빈민가 흑인 아이들이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르면서 희망을 그리는 것에 영감을 받아, 그래피티 아트와 음악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그래피티 아트에 아이들이 만든 음악을 입혀 거리에 설치하고, 행인들이 그래피티 작품을 보거나 촬영할 때 음악이 흘러나오는 시스템을 디자인한 것입니다.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음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고,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래피티 아트와 음악으로 아름다움을 경험했습니다. 그는 학생들의 작품을 통해 디자인이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란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강연이 끝난 후에도 혼합현실과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Q1. 홀로렌즈와 같은 혼합현실 디스플레이 장치가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홀로렌즈는 휴대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 형태의 변화가 있을까요?


A. 지금으로써 가장 유력한 형태는 콘택트렌즈가 아닐까 합니다. 이미 구글에서는 콘택트렌즈를 통해서 홀로렌즈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끔 구현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정보를 취하는 형태는 너무나 다양할 수 있습니다. 홀로렌즈 같은 HMD일 수도 있고, 콘택트렌즈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 ‘콘텐츠’입니다. 얼마나 더 이상적인 경험을 사용자에게 선사할 수 있는가를 계속 고민하다 보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고, 하드웨어의 형태는 콘텐츠의 발전을 따라 계속해서 진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Q2. 스마트폰이 나온 후, 터치에 기반하여 UX나 UI가 발전해왔습니다. 텍스트나 보이스로 소통하는 스피치 인터페이스로 바뀌어 가는 요즘, 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A. 터치와 스피치 인터페이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보이스 인풋입니다. 음성에 의해 정보를 불러오는 스피치 인터페이스는 불필요한 과정 없이 바로 정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늘 날씨를 확인할 때를 보면, 터치 방식의 경우 홈에서 날씨 앱, 그리고 앱 안에서 오늘 날씨를 보는 영역까지 타고 타고 들어가야 하지만, 스피치 인터페이스의 경우 “오늘 날씨를 알려줘”라는 한마디로 이 모든 과정을 거를 수 있죠. 이처럼 보이스 인터페이스는 직접적인 접촉 없이 기기나 서비스를 제어할 수 있음은 물론, 조작법을 학습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터치 인터페이스와 비교했을 때 편의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만큼 생활이 편리해진다는 거죠.


나아가 스피치 인터페이스가 더 발전할 경우, 기계가 사람과 소통하게 될 것입니다. 비슷한 예로는 인공지능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를 들 수 있는데요. 사용자가 누구이든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인간의 감정까지 읽고 느낄 수 있을지 모릅니다.





“현실과 가상세계, 디자인과 기술 등의 경계가 흐려졌듯, 앞으로 더 많은 개념의 경계가 흐려지겠죠. 그리고 가상현실과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수많은 기술이 우리 생활과 조화를 이뤄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넘어 혼합현실의 세계로 도약하고 있는 지금. 디지털 혁신의 중심에 있는 이승민 디자이너의 강연을 통해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그가 걸어온 것처럼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개념을 정립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