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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나 그란데] 콜라보레이션으로 완성한 그녀만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

2017.07.31





21세기 팝은 곧 ‘피처링’의 시대다. 빌보드 차트만 대충 쭉 훑어봐도 상당수의 곡들에 피처링이 병기되어 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기실 ‘피처링’이란 개념은 특별할 게 없다. 과거에 ‘듀엣’이라 불렸던 것을 조금 더 구체화한 표현일 뿐이니까. 물론 약간의 차이점이 없는 건 아니다. 듀엣이 동등한 위치를 뜻한다면, 피처링은 곡에 또 다른 스타일을 제공하는 조연 역할에 가깝다. 그래서 ‘피처링’은 서로 다른 장르의 뮤지션들이 참여한 곡에, ‘듀엣’은 유사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함께 한 곡에 표기된 경우가 많다. 물론 최근에는 이런 구분마저도 희미해지긴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피처링’과 ‘듀엣’은 모두 음악적인 측면에 있어 자신의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몇 년에 한해, 이걸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보다 잘 해내는 메이저급 가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글쎄. 성별로 구분한다는 게 말이 안 되지만, 굳이 해보자면 남성 쪽에서 ‘뜨또’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가, 여성 쪽에서는 아리아나 그란데가 영순위일 게 분명하다. 아래는 아리아나 그란데가 얼마나 다채로운 뮤지션들과 교류하면서 음악적인 스펙트럼을 넓혀왔는지에 대한 증거다.





알앤비에서 힙합까지 역대급 하모니를 완성하다 (feat. 정규 앨범 참여 뮤지션)



□ 1집 (2013): ‘Right There’(Feat. Big Sean), ‘The Way’(Feat. Mac Miller), ‘Popular Song’(with. Mika)


아리아나 그란데의 음악을 하나의 스타일로 정의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뿌리를 형성하고 있는 장르를 꼽아야 한다면, 알앤비 감성에 기반한 팝과 힙합이 빠질 수 없다. 이런 색채를 강조하기 위해 아리아나 그란데는 1집에서부터 초호화 게스트진을 손님으로 모셨다.



출처: youtube, Right There(Feat. Big Sean)



빅 션(Big Sean)이 피처링한 ‘Right There’이 대표적이다. 인터뷰를 보면, 아리아나 그란데는 오래 전부터 친구였던 빅 션과 “언제 작업 한번 같이 하자”고 자주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영 마땅한 곡이 나오질 않아 차일피일 미루던 차에 바로 이 곡 ‘Right There’를 만났다는 것이다. 이 곡이 맘에 쏙 든 아리아나 그란데는 곧장 빅 션에게 랩 피처링을 부탁했고, 빅 션은 그녀의 말마따나 “죽여주는 랩 퍼포먼스”로 초대에 화답했다. 과연, 트랩과 힙합, 알앤비 보컬이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Right There’는 가히 아리아나 그란데 음악 세계의 요약본 같은 노래라고 할 만하다.



출처: youtube, The Way(Feat. Mac Miller)



그러나 ‘Right There’보다 차트에서 더 환영 받은 곡은 ‘The Way’였다. 빌보드 차트 9위라는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The Way’는 딱 들어봐도 ‘Right There’보다 훨씬 대중적인 선율을 갖고 있다. 비평가들은 이 곡을 듣고 아리아나 그란데의 보컬이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를 연상케 한다는 비교를 쏟아내기도 했다. 아,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는 정작 다른 곡이 압도적 환영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바로 미카(Mika)와 합을 맞춘 ‘Popular Song’이다. 그러나 미카의 곡에 아리아나 그란데가 피처링을 맡은 형태이기에 위에 언급한 곡들보다 중요도는 좀 떨어지는 편이라 하겠다.




□ 2집 (2014): ‘Problem’(Feat. Iggy Azalea), ‘Break Your Heart Right Back’(Feat. Childish Gambino), ‘Love Me Harder’(& The Weeknd)


여러분은 어떤 앨범이 현재까지 아리아나 그란데의 최고작이라 생각하는가. 누군가는 1집의 신선함을 애정할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분쇄해버린 2집을 선택할 것이며, 그 와중에 또 누군가는 날렵하면서도 한결 깊어진 음악을 들려준 3집을 꼽을 것이다.



출처: youtube, Problem(Feat. Iggy Azalea)



이 모든 의견을 ‘개취’라는 비호 아래 다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곡’에 관해서라면 얘기가 좀 다르다. 나 배순탁이 확신컨대, 아리아나 그란데의 베스트 곡은 ‘Problem’이다.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가 생각난다. ‘소포모어 징크스’를 염려하며 들었는데, 아뿔싸, 곡이 너무 좋아서 탄성을 찌를 뻔했다. 날렵하면서도 섹시하다고까지 할 수 있을 곡 전개가 돋보였는데, 특히 38초에 터져나오는 반전이 인상적이었다.



출처: youtube, Break Your Heart Right Back(Feat. Childish Gambino)



차일디시 감비노(Childish Gambino)가 피처링한 ‘Break Your Heart Right Back’도 손꼽을 만한 트랙이다. 무엇보다 다이아나 로스(Diana Ross)의 ‘I’m Coming Out’을 효과적으로 샘플링해 곡에 탄력을 아주 잘 부여해냈다. 이 외에 ‘완전 대세’ 위켄드(The Weeknd)와 함께 한 ‘Love Me Harder’도 신스-팝과 알앤비를 멋지게 섞어내 사랑 받은 트랙이다.




□ 3집 (2016): ‘Side to Side’(Feat. Nicki Minaj)



출처: youtube, Side to Side(Feat. Nicki Minaj)



“좀 더 강한 여성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바람은 타이틀에서부터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연스레 음악 역시 그에 맞춰 한결 강렬해졌는데,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니키 미나즈(Nicki Minaj)가 피처링한 ‘Side to Side’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펑크(funk)와 레게의 중간 지점에서 절묘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리듬만 들어봐도, 이 곡이 결코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어려운 걸 아리아나 그란데와 니키 미나즈는 아무렇지도 않게 해낸다. 또한 주지하다시피 둘은 제시 제이(Jessie J)까지 합해 3명의 이름으로 ‘Bang Bang’이란 곡을 발표해 전세계를 강타했던 바 있다. 나, 지금도 가끔씩 이 3명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서 선보였던 라이브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서 본다. 역대급이라는 수식, 너무 남발하지 말고 이런 무대를 위해 좀 아껴쓰도록 하자.





장르불문! 세대불문! 레전드와 노래하다 (feat. 듀엣 뮤지션)


‘Faith’(with Stevie Wonder)


출처: youtube, Faith(with Stevie Wonder)



애니메이션 <싱>의 수록곡이다. 글쎄. 아리아나 그란데와 직접 만나본 적이 없어서 확신할 순 없지만, 스티비 원더와 듀엣으로 노래하는 건 평생의 영광이었을 게 분명하다. 알앤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가수인만큼 스티비 원더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리가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또, 아리아나 그란데는 21세기의 스티비 원더 비슷한 존재라 할 존 레전드(John Legend)와 같이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저 유명한 <미녀와 야수> 실사판 주제가 ‘Beauty and the Beast’다.




‘E Piu Ti Penso’(with Andrea Bocelli)


출처: youtube, E Piu Ti Penso(with Andrea Bocelli)



아리아나 그란데의 발라드 실력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와 함께 한 이 곡에서 아리아나 그란데는 두터운 안드레아 보첼리의 목소리를 포근한 화음으로 감싸안으며 진정 인상적인 여운을 남긴다. 가창력에 관한 한 딴지를 걸 수 없게 만드는 곡. 참고로, 이 곡은 영화 의 주제가에 이탈리아어 가사를 붙인 것이다.





그 어떤 목소리와도 잘 어울리는 천의 보컬 (feat. 피처링 참여)


'Heatstroke'(Calvin Harris Feat. Young Thug, Pharrell Williams, Ariana Grande)


출처: youtube, Heatstroke(Calvin Harris Feat. Young Thug, Pharrell Williams, Ariana Grande)



최근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캘빈 해리스의 앨범 에 아리아나 그란데가 빠졌을리 없다. 2번째와 3번째 도입부에서 아리아나 그란데는 그 어떤 곡에서보다 자연스러운 보컬 라인을 들려준다. 힘을 빼고 기교를 거의 부리지 않음에도, 그녀의 목소리는 변함없이 매력적.




'All My Love'(Major Lazer Feat. Ariana Grande)


출처: youtube, All My Love(Major Lazer Feat. Ariana Grande)



영화 <헝거 게임: 모킹 제이(The Hunger Games : Mockingjay Part 1)> 사운드트랙의 수록곡. 메이저 레이저가 연출한 강렬한 일렉트로 사운드 속에서도 아리아나 그란데의 탁월한 보컬 퍼포먼스는 자기 재능을 마음껏 발휘한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아리아나 그란데의 보컬은 가히 '장르 불문'이다. 그는 알앤비는 기본이요, 팝, 힙합, 일렉트로닉, 팝페라 등, 여러 장르를 무리 없이 자기화할 수 있는, 특별한 탤런트를 지닌 가수다. 아리아나 그란데가 팝 계의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Writer. 배순탁
음악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청춘을 달리다' 저자
'모던 팝 스토리'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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