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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블랙] 2017년 6월, 스튜디오 블랙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2017.07.05








현대카드 클래스 01

Cities and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김정후
런던대학 펠로 및 한양대 특임교수,

김정후 도시건축정책연구소 대표(서울/런던)



#도시를 공유하는 방식과 CSR(도시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 공헌이란 단지 도시 발전을 위해 돈을 기부하는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현대에 사는 우리는 내가 일하는 분야와 사회 공헌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 때 중요하게 짚어야 할 점은 ‘Who’와 ‘How’의 문제이다. 누가 사회 공헌을 주도해야 하며, 또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고민이 선행된 후 각자 자신이 하는 일을 도시와 연결시켜 진지하면서도 다양한 방향으로 고민해야 한다. 도시는 ‘공공공간(public space)’이다. 도시 안의 건물은 개인 소유이기도 하지만 도시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이기도 하다. 어떤 건물 주변에서 어떠한 행위가 일어났다면 소유하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그 외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과 연관성이 생긴다. 디자인, IT, 도시건축 등 모든 분야에서 공공성의 문제를 연결시켜 공유하는 것, 이것이 사회 공헌과 도시를 연결시키는 핵심적인 축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를 대하는 자세의 변화


맥도널드는 세계화(globalization)의 상징이었다. 전세계에서 맥도널드 매장이 오픈하는 지역은 빠르게 발전해 현대화되었으며 잘 사는 도시라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받았다. 이것이 20세기 도시 발전의 논리였다. 그런데 20세기 후반부터 맥도널드의 성장세가 멈추기 시작했다. 이는 맛이 없어서라기보다 맥도널드가 지닌 도시적·건축적·환경적 한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맥도널드가 과연 좋은 기업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인스턴트 식품의 유무가 아니라 전세계 어디나 거의 동일한 형태를 지닌 체인 매장이 도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기준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프렌치 프라이를 상징하는 노란색 로고, 빨간색 간판에 흰색 글씨는 전세계 모든 맥도널드 매장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고유의 특성이다. 실제로 어떤 도시에서든 매장을 오픈하게 되면 본사에서 지정한 이 모든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그런데 20세기 후반 즈음부터 유럽 지사들이 이 색이 도시의 시야를 방해하거나 부담을 주고 결국 미관을 해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본사에 강력히 요구하여, 현재는 유럽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빨간색보다는 도시 미관에 어울리는 색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맥도널드는 매장 내 빠른 순환을 위해 고객이 15분 이상 앉아 있지 못하도록 내부 집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디자인 원칙이 있었는데, 7~8년 전부터 변화를 주기 시작해 현재에는 훨씬 편안하고 아늑하게 꾸민 매장이 많아지고 있다. 매장은 개인 소유라 할지라도 이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전부 공공의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도시에 무언가를 만들 때, 그것이 도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도시는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곳이기에 공공의 가치를 훼손시켜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도시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월마트 같은 대형할인마트도 마찬가지이다. 보통 도시 중심부가 아닌 외곽에 위치하고, 넓은 주차장과 좋은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창고형 매장 형태가 중요한 조건이다. 이들에게 디자인 감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적당히 먼 위치에 있어야 사람들이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용을 이용하여 많은 물건을 구입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20세기 기업이 전형적으로 소비자를 대하는 방식이었다. 21세기에는 이러한 대형 할인마트가 대부분 없어지고 도심으로 들어오고 있고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 굳이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고, 물건을 한꺼번에 많이 사지 않아도 되니 소비가 적어지고 쓰레기양도 줄어들고 있다. 이것이 도시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이윤만을 추구하지만, 어떤 기업은 이윤과 함께 공공의 이익을 동시에 고려한다.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후자가 바로 CSR을 실천하는 기업이다.






#아티스트의 창의적 사회 공헌


2014년에 1차 세계대전 100주년을 기념해 폴 커민스 등 예술가들이 직접 손으로 만든 수공예 포피(Poppy, 양귀비꽃)로 런던 타워(Tower of London)를 장식한 적이 있었다. 무려 88만개의 포피가 건물 주변을 뒤덮어 장관을 이뤘다. 예술가는 도시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역사적, 지역적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장 창의적인 집단이다. 그들의 창조성이 우리 사회와 도시가 추구하는 가치와 맥이 닿았을 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효과를 발생시킨다. 이 장대한 프로젝트는 100년 전인 1914년, 1차 대전이 발발했을 때 사망한 영국의 수많은 젊은 참전 용사들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해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멀리서 보면 마치 그들이 흘린 피로 물든 것처럼 보인다. 만약 공장에서 찍어낸 포피를 설치했다면 의미가 없었을 테지만, 예술가들이 일일이 손으로 만듦으로써 당시 젊은 장병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이 행사 후 이 88만 개의 포피를 시민들이 전부 구입했고, 그 비용을 모아 젊은 장병과 그들의 가족을 위한 추모비를 세우는 계획으로 나아갔다. 예술가와 시민이 도시를 중심으로 하나로 어우러져 역사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것이다. 예술가가 도시에서 이룰 수 있는 가장 극적이고 감동적인 사회 공헌 방법이 아닐 수 없다.




#호텔이 도시의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


전세계에 체인을 두고 있는 베스트 웨스턴 호텔 그룹은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카타자노카 (Katajanokka) 감옥을 매입해 호텔을 만들었다. 감옥의 건축 디자인은 적은 인원으로 많은 수의 죄인을 감시할 수 있도록 계획되며, 수용 인원이 넘치게 되면 증축하는 것이 아니라 폐쇄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도록 되어 있다. 폐쇄된 감옥은 그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이후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카타자노카 감옥은 정치적, 사회적으로 옳은 일을 위해 투쟁하다가 투옥된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수감되었던 곳이라 헬싱키 시민들에게 굉장히 의미있고 상징적인 장소였다. 원래 감옥이 이전한 이후에도 건물을 쉽게 없애버리지 못했다. 베스트 웨스턴 호텔은 과감하게 건물 인수를 결정했다. 이곳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최소한의 레노베이션을 진행했다. 이 장소의 지역적,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함이었다. 


겉에서 언뜻 보면 그냥 감옥 같아 보이고, 내부는 일반 호텔룸과 다를 바 없지만 이전의 감옥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꾸민 룸도 있다. 정치적, 사회적 리더가 투옥되었던 방을 그대로 두어 박물관으로 만들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이 호텔이 럭셔리 호텔 베스트 10에 랭크되어 있다. 단순히 시설이 아닌 의미의 차원에서 럭셔리함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호텔 외관에 ‘Escape the ordinary’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데, 이는 ‘감옥’ 혹은 ‘호텔’이 가진 일반적 의미를 넘어 다시 역사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베스트 웨스턴은 호텔업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이지만, 카타자노카 감옥의 레노베이션을 통해 이곳 시민과 호텔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이 지역만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국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영국 북부의 작은 도시인 카슬포드(Castleford)의 북쪽과 남쪽을 잇는 다리(bridge)가 하나 있는데, 인도의 폭이 굉장히 좁다. 왕복 2차선으로 이루어진 차도에 내려가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출퇴근 시 수천, 수만 명이 이 인도를 가득 메운 채 개미떼처럼 일렬로 움직이는 장면이 연출되곤 한다. 행여 지팡이 짚은 노인이나 유모차를 끄는 아이 엄마라도 있으면, 불과 65m짜리 다리 하나 건너는 데 30분씩 걸릴 때도 있었다.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지역 주민들은 ‘채널 4’ 방송국에 다리를 확장해 달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영국 지상파 방송국 중 하나인 ‘채널 4’가 도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펀딩을 모집하는 중간 에이전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방송국은 주민의 요구를 수용해 이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광고 수익으로 다리를 하나 더 만들기로 했다. 단지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만 내보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도시 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방식을 찾은 것이다. 그 결과 기존의 다리 외에 새로운 S자 형태의 다리가 만들어졌다. 만드는 과정에서 생활 수준에 격차가 있는 북쪽과 남쪽 주민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냈기 때문에 조율이 쉽지 않았다. 긴 설득 끝에 어렵게 완성되었지만, 최종 완공 후 양쪽 지역 사람들 모두 무척 만족해했다. 이전에는 인구 7만 명뿐인 이 작은 도시에 북쪽과 남쪽의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이 다리 위에서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즐길 정도로 낭만적인 장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채널 4 방송국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사회적 통합을 이뤄냈고, 이 마을 자체가 훨씬 더 살기 좋고 행복한 도시가 되는 데 대단한 기여를 한 것이다.




#기업의 수준 높은 CSR


19~20세기 런던의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맥주 양조장은 20세기 후반 즈음 거의 문을 닫았다. 런던은 이 버려지고 방치되었던 맥주 양조장 부지 일대를 문화예술 창조산업지구로 재탄생시켰다. ‘창조 산업(creative industry)’의 출발지라 할 수 있는 런던은 이런 산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전체 720만 명 중 1/10인 약 60만 명에 이른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예전에 양조장이었던 넓은 창고형 건물 안에서 작업부터 설치, 판매를 하고 있다. 영국의 대표적 아티스트인 데미언 허스트나 트레이시 에민의 작업실도 이런 곳에 있었고, 마돈나의 의상 전시도 열렸다. 학생부터 프로페셔널 디자이너까지 다양한 이들의 의상 발표회도 지속적으로 열린다. 버려진 지역이 이렇게 창조 산업의 중심이 된 이유의 핵심에는 의류부터 라이프스타일 제품, 식료품 등을 판매하는 M&S(막스앤스펜서)라는 기업이 존재한다. 도시와 사회 발전을 위해 가장 견실하면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기업 중 하나다. 


이 기업은 ‘쇼와핑(Shwopping)’ 캠페인을 벌였는데, Shopping과 Swapping이란 단어를 합성해 만든 신조어다. 안 입는 옷을 M&S 매장에 가져오면 그 옷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이 가져가도록 하는 캠페인으로, 돈은 내도 되고 지불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옷을 만들어 파는 회사의 오너가 ‘사지 마십시오, 아껴 입으십시오, 바꿔 입으십시오’라고 얘기하는 캠페인이었던 것이다. 이 캠페인이 진행된 장소가 버려진 양조장 중 하나인 트루먼 맥주 양조장이었다. 사람들이 가져 온 옷들을 건물 외벽에 설치해 작품처럼 걸어 놓고 자유롭게 가져가도록 한 이 캠페인은 결국 옷을 낭비하지 않음으로써 지구와 도시의 환경을 보호하는 결과를 안겨주었다. 캠페인 1년 후 M&S의 전체 매출은 10퍼센트 정도 줄었지만, 영국 증권가에 의하면 약 5년 후 오히려 주가가 15퍼센트 정도 올랐다고 한다. 이 기업이 보여준 사회 공헌의 가치 덕분에 회사의 경제적 가치도 오른 것이다. 도시 내 삶의 질까지 향상시키는 M&S의 캠페인은 가장 높은 수준의 CSR이라고 할 수 있다.




#테크 시티의 사회적 역할


전세계 IT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런던의 테크 시티는 매우 가난한 동네였던 동부 쇼디치 지역에 조성되었다. 극심하게 쇠퇴하고 있는 낙후된 지역의 커뮤니티를 유지하면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테크 시티’라는 허브는 이후 런던 내에 흩어져 있던 IT와 문화예술 인력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중심 지역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테크 시티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산업보다 고용 창출 효과가 높다. 특히 쇼디치 지역은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십대가 무척 많았기 때문에 젊은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을 구상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했다. 


중앙정부와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구글 캠퍼스다. 버려진 건물을 임대해 공유 오피스를 만들었다. 럭셔리한 지역이 아니라 가난한 쇼디치의 버려진 건물에 들어 온 이유는 지역의 커뮤니티를 발전시키기 위해서였다. 직업이 없거나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전문가에게 자연스럽게 교육을 받고, 이곳에 입주한 회사에서 일할 기회도 얻었다. 2011년 처음 설립되었는데 1년 후 576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다. 일자리가 거의 없었던 이 지역에 무척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곧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구글이라는 기업이 아무런 거부감 없이 런던 한복판에 들어가 환영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지역의 발전을 위해 행동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처럼 CSR은 윈윈(win-win)이 가능한 가장 최상의 전략이다. 우리가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일을 하는지는 각자의 자유이지만, 그것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방식이 분명히 존재한다. 도시를 활용하라. 도시라는 공공공간은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공헌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Q. ‘서울로 7017’과 같이 공공 기관에서 행하는 도시 프로젝트들이 계속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A. 객관적으로 아직 우리나라의 공공 도시프로젝트의 수준은 높지 않다. 공공기관은 시민들의 세금을 사용해 도시의 공공성을 높일 의무가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누구를 위한 공공성인가, 지속가능한 방식인가를 정말로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시민들은 세금을 사용한 공공 프로젝트에 대한 감시자의 역할을 다해야 하고, 이것은 당연한 권리다.


Q. 공유 오피스가 활성화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A. 다양한 기업이 함께 공유하고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것이 공유 오피스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공실율로 성패를 이야기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얼마나 활발한 네트워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이 네트워크를 통해 2~3년 후 어떤 프로그램에 의해 어떤 기업의 어떠한 상품이 만들어졌는지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






현대카드 클래스 02 

Hyundai Card UX & Design Lab:
How we work & How we think



차종휘
현대카드 UX & Design Lab 실장



#현대카드 디자인실이 일하는 방식


7년 동안 현대카드 디자인실에서 근무하며 사람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받아 왔다. 그 중 가장 자주 들었던 질문은 주로 ‘현대카드 디자인실의 인원 구성’과 ‘일을 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었다. 현대카드 디자인실은 10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현대카드 UX & Design Lab’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개편된 것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전에는 UX랩과 디자인랩이 따로 분리되어 있었고, 대부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로 각 랩이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회사 내에서 이러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현대카드는 전통적인 카드회사가 아니라 디지털 회사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고민 끝에 만들어진 조직이 바로 현재의 ‘현대카드 UX & Design Lab’이다. 


현재 현대카드 디자인실은 무척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던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디자인실이라는 명칭에 구애받지 않고 직군, 전공이 서로 다른 이들이 모여 하나의 조직을 이룬다. 이러한 다양성에서 오는 힘이 대단히 크고 강하다. 각자가 갖고 있는 서로 다른 시야로 프로젝트를 관찰하고 고민할 때 결과물은 끊임없이 발전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다양성은 자칫 구심점을 잃은 개별적인 디자인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욱이 현대카드 내에는 수많은 조직이 있고 각각의 조직에서 요구하는 사항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현대카드 디자인실에서는 이러한 수많은 요구 사항을 낱개로 바라보지 않고 전체적 관점 하에서 디자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일례로 컵 하나를 예쁘게 디자인하라는 아주 간단한 요청이 들어와도 디자인실에서는 그 이면을 계속 고민한다. “왜 우리가 이것을 디자인해야 하는 거지?” “과연 사업적으로 영향력이 있을까?” “이를 통해 현실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이를 사용하는 고객의 실제적인 니즈는 무엇일까?” 현대카드 디자인실은 이처럼 실물 제품, 애플리케이션, 웹 사이트를 가리고 않고 전체적 관점으로 문제의 이면을 계속 고민한다.




#변화해 온 현대카드 디자인의 여정 


2002년까지 현대카드는 단순히 ‘현대자동차 그룹에서 만든 카드사’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2003년 ‘M'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다음해인 2004년 현대카드만의 독자적인 CI 서체를 만들기 시작한 시점부터 현대카드의 새로운 스토리가 빠르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특히 현대카드의 카드 모양을 모티프로 CI 서체를 제작한 것이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고, 사람들에게 명징하게 현대카드를 각인시키는 결과를 만들었다.


2008년부터는 ‘삶의 기록‘을 뜻하는 ‘라이프 로그(Life log)’라는 개념을 카드에 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M카드, V카드 등 자신의 라이프 로그에 맞추어 선택할 수 있는 알파벳 카드가 출시되었다. 2013년은 현대카드가 유지해오던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를 주는 해이기도 했다. 이때부터 알파벳 카드는 할인과 적립을 강조한 M카드, X카드로 이분되었다.


현대카드의 가장 최신 여정은 바로 올해 2월 출시된 세로 카드일 것이다. 세로 카드는 현대카드가 여태까지의 전통적인 카드회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디지털을 중점으로 다루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은유적인 표명이자 이를 반영한 혁신적 디자인 제품이다. 세로 카드의 탄생 뒤에는 “모든 콘텐츠가 세로로 소비되는 요즘, 왜 카드의 형태는 가로여야만 할까?”라는 질문이 있었다. 이러한 질문을 품기 시작한 때부터 디자이너들은 수많은 이미지 작업을 진행했다.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서로 다양한 이미지를 제안했고, 각각의 이미지가 갖는 철학과 사업적 의미는 무엇인지 오랜 시간 토론했다. 다소 의아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현대카드 디자인실은 어떠한 이미지가 더욱 매력적인가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해당 이미지가 갖는 의미, 그것이 시사하는 바와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감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디자이너는 단순히 예쁘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란 어떠한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이다.






#디자이너의 사명


항상 디자이너가 세상을 어떻게 하면 더욱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 가능성에 대해 고민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탄생한 두 프로젝트가 있다. 1913년 형성된 재래시장인 송정역시장을 리모델링한 '1913 송정역시장 프로젝트'와 강원도 전통시장인 봉평장을 새롭게 리모델링한 '봉평장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두 전통 시장을 본격적으로 리뉴얼하기에 앞서 현대카드 디자인실은 단순히 수십억의 자본을 투자해 외양을 화려하게 변신시키는 것이 아닌, 시장에서 생계를 영위하고 있는 상인들이 어떻게 하면 앞으로 더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을지 그 본질에 대해 오래 고민했다. 햇빛을 가리는 차양을 설치하고 보행자들이 장을 볼 때 비에 맞지 않도록 아케이드를 설치하는 것 등은 굉장히 부차적인 작업이었다. 특히 상설 시장이 아닌 5일장인 봉평장의 경우, 각 상점마다 간판과 명함을 새롭게 만들어주었다. 


봉평장 상인들에게는 멋진 천막이나 매대, 앞치마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비록 상설로 서는 상점은 아니지만 자신들만의 확실한 이야기를 지닌 상점이라는 것을 천명하는 간판과 명함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대카드 디자인실이 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일관되게 고민한 숙제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상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각자가 자신의 인생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였다.



Q. 올해 출시된 세로 카드는 단순히 카드 형태의 다양성을 보여준 것뿐만 아니라 카드의 상징을 재치 있게 뒤튼, 하나의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디지털로 세상이 새롭게 재편되어 가는 요즘, 카드회사가 ‘실물 플레이트’라는 물성을 굳이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A. 우리가 고민하는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결국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언젠가 실물 카드가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 같기도 하다. 오늘 강연을 통해 계속 본질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결국 카드회사의 본질은 도대체 무엇인지, 사람들이 카드를 쓰고자 하는 마음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계속해서 파고들면 그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싶다.



Q.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의 멤버는 소기업, 전문가, 스타트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작은 규모의 회사가 복잡한 방법론으로 둘러싸인 UX라는 분야에 투자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비관적 결론을 내놓기도 한다.


A.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UX를 반드시 UX 디자이너가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 기업의 미래에 대한 생각, 본질에 대한 연구, 철학적 논쟁, 인문학적 고민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들을 모두 ‘디자이너’라 부를 수 있다. UX 디자인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스타트업 각자가 자신들만의 철학이 확고하게 있다면, 그것을 표현하는 디자인은 그 다음의 문제인 것 같다.






현대카드 클래스 03

3D Printing Workshop


Rodrigo Diaz (Manager, Fab Lab Seoul)

@ 10F Flexroom






현대카드 라이프스타일 클래스

Everybody Yoga X Juice Cleanse


Selena Noh (CEO, Everybody Pilates) + Colin's Green 

@ Rooftop






스튜디오 블랙 X 박지호의 심야책방

심야책방 블랙


2017.06.09





Jiho Park Said


“아무리 세상이 좋아지고, 놀라운 것들이 계속 생겨나도 영감을 얻는 도구로서 여행은 여전히 강력히 유효하다. 30대 초반, 새로운 상상력을 얻기 위해 떠났던 남미 대륙 투어, 최근 2달에 1번꼴로 방문해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 일본 여행. 여행은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할 뿐 아니라 허물로 꽉 찬 머릿속을 비우고, 새로운 영감과 상상력으로 채우는 훌륭한 도구이다.”






Mina Son Said


“내가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가 여행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건 2001년 몰디브에서 만난 이탈리아 여자 의사의 ‘Are You Happy’라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면서 부터다. 사람들은 내가 세상 웬만한 곳들은 다 여행해봤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많은 곳을 다니지는 않았다. 바르셀로나, 파리 등 내가 끌리는 도시에서 꽤 오랜 시간 정주하면서 내 인생을 새롭게 밝힐 영감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지금 당신의 지금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떠나라! 그 어느 곳이든!”






Be my B:lack

Hyundai Card Studio Black X the.watermelon





Be my B란?


Be my B는 브랜드라는 공감대를 기반으로 다양한 ‘B’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소소한 일상의 특별함을 나누고, 배우고, 깨닫는 커뮤니티이다. 커뮤니티 형태는 느슨하고 편안하지만,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얻고 돌아갈 수 있는 모임을 목적으로 시작됐다. 지금까지 Baseball, Beer, Bed, Book, Beauty등을 다루었다.


지난 6월 16일 현대카드 Studio Black 5층에서 Be my B:lack이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총 다섯 개의 세션으로 구성됐고, 50여명이 참석했다. 세션 1은 TROE Lab의 박충효 대표가 "스타트업에 있어 디지털 전략과 그 필요성"을 주제로 진행하였으며, 세션 2에서는 현대카드 Studio Black의 안문기 팀장이 “Another Place of Hyundai Card”에 대해 이야기했다. 건국대 디지털마케팅연구소의 이승윤 교수는 "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을 주제로 세 번째 세션을 진행했고, EBS 미래교육연구소의 서희정 박사가 "콘텐츠 선택의 어제와 오늘"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마지막으로는 더.워터멜론의 차상우 대표가 "브랜드 경험이 주는 의미"에 대한 고민을 참가자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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