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글 보기

[언더스테이지]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아티스트, 우리 시대의 진정한 뮤지션 - STING

2017.05.22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아티스트, 

우리 시대의 진정한 뮤지션 - STING


90년대에 활동했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스팅을 단순한 가수가 아닌, 진정한 아티스트로 평가한다. 범접할 수 없는 세련미, 친근하면서도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음악, 무겁지 않은 진지함 그리고 영국 신사의 풍모까지. 스팅은 음악가의 덕목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조금 과장하면, 그는 음악적 허세를 충족시켜주는 진정한 예술인인 셈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귀에 착착 감기는 STING의 음악



출처: Youtube
한때 지독히도 태양을 피하고 싶었던 가수 비. 그가 2003년에 발표한 ‘태양을 피하는 방법’. 그리고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영국 가수 크렉 데이비드(Craig David)의 ‘Rise and fall’과 영국의 3인조 여성그룹 슈가베이브스(Sugababes)의 ‘Shape’. 이 세 곡에 숨은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단 한 곡의 노래를 모태로 탄생했다는 점이다.

대체 무슨 곡이기에 이리도 많은 음악에 영향을 끼친 것일까? 그 곡은 바로, 영국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STING의 ‘Shape of my heart’다. 아르헨티나 출신 기타리스트 도미니크 밀러(Dominic Miller)의 정갈한 기타 선율에 주요 멜로디를 녹여낸 이 곡은 전 세계 뮤지션들에게 영감을 주며 다양하게 샘플링됐다. 재탄생한 곡들은 ‘어디선가 들어본’, 혹은 ‘귀에 착착 감기는’ 음율로 원곡의 인기를 다시 한 번 확인케 했다.

영화 <레옹>의 마지막 장면에 흐르면서 국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Shape of my heart’는 1990년대 대한민국을 관통한 팝송이다. 당시만 해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던 과격한 얼터너티브 록, 육두문자가 남발하는 갱스타랩, 허무주의가 팽배한 브릿팝의 폭풍 속에서 그의 노래는 잔잔한 호수 위를 유유자적하는 종이배와도 같았다.

사랑과 삶을 녹여내며
더욱 깊어진 '전설'의 선율



출처: Discogs
이처럼 전 세계를 매료시킨 곡들이 점점 늘어가면서 무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설’로 불려온 스팅. 그렇다면 그 전설의 시작을 짚어보자. 노래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더 폴리스(The Police)의 ‘Every breath you take’를 떠올릴 것이다. 알고 보면 절절한 사랑 노래가 아닌 무시무시한 집착의 노래. 그것이 그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1985년 그의 첫 번째 솔로 히트곡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에서 그는 전혀 다른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첫 번째 부인과 헤어지고 두 번째 부인이 될 여인을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깨닫게 된 것이다. 사랑은 ‘구속’이 아니라 ‘자유’라는 것을. 그러나 이렇듯 숭고한 소프트웨어를 가졌음에도 그의 노래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 2007년 미국의 음악전문지 <블렌더>는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의 제목과 가사가 자동차에 붙어있는 스티커에나 나올 정도로 촌스럽다고 혹평한 바 있다.

그러나 전설은 좌절하는 법이 없었다. 그는 혹평을 비웃기라도 하듯 ‘Englishman in New York’이나 ‘Fragile’, ‘They dance alone’과 같은 곡들을 통해 영국 아티스트의 심오하고 독보적인 영감을 다시 한 번 발현시킨다. 자의식을 독려하는 ‘Englishman in New York’, 죽음으로 인간의 나약함을 투영한 ‘Fragile’, 남미의 독재자를 조롱한 ‘They dance alone’, 정치인들의 위선과 전쟁을 고발한 ‘Russians’까지 그가 만든 노래의 소재에는 제한이란 없었다. 사랑, 정치, 사회, 인종, 환경 그리고 인간의 심리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그의 관심거리이자 음악 재료였으니까.

록에서 재즈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음악을 조율하다



출처: Youtube
스팅의 가장 거대한 도전은 바로 음악 스타일의 변화였다. 록의 깃발을 들었던 폴리스 시절과는 달리 홀로서기를 하며 그가 선택한 음악은 바로 미국 흑인의 처절한 역사가 드리워진 재즈, 그러나 정통 재즈가 아닌 1970년대 붐을 이룬 퓨전 재즈였다. 당시 록과 재즈를 적절히 버무려낸 퓨전 재즈는 음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재즈의 대중화를 일궈냈다. 록이라는 음악적 D.N.A.를 갖고 있는 스팅에겐 분명 구미가 당기는 장르임이 분명했다.

모든 예술인에겐 자신이 접해보지 못한 불모지를 개척하려는 실험정신이 내재되어 있고, 스팅에게 재즈는 바로 신천지였다. 담배 연기 자욱한 칵테일 바가 생각나는 'Moon over Bourbon street'와 영화음악 ‘Mo better blues’로 유명한 색소폰 연주자 브랜포드 마샬리스가 참여한 'Englishman in New York', 극도로 아름다운 'Fragile', 에릭 클랩튼과 함께 한 'It's probably me'처럼 아직도 애청되는 스팅의 대표곡들에는 바로 그 퓨전 재즈의 감성이 깔려있다. 이러한 음악적인 변화는 바로 스팅의 성장을 의미한다. 솔로활동으로 수상한 10개의 그래미 트로피가 바로 그 영광스런 증거다.

출처: STING's twitter
이미 많은 가수들이 스팅의 음악 실력과 창조 능력을 인정했다. 멜로디의 귀재 엘튼 존(Elton John)은 ‘자신이 만들었어야 하는 노래’라며 ‘Every breath you take’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고,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는 ‘Fields of gold’를 시대의 명곡이라고 정의했다. 뿐만 아니라 기타리스트 유병열과 김광진, 그루브 올 스타스의 트럼펫 연주자 이용, 양방언, 그룹 두 번째 달의 리더 김현보, 이한철, 하림 등 많은 국내 뮤지션들도 끊임없이 그의 음악을 칭송하며 영향을 받아왔다.

이제는 음악을 넘어 환경과 인권문제에까지 적극 참여하며 전 세계 오피니언 리더로서 자신의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스팅. 1996년, 2005년, 2011년 그리고 2012년에 이어 다섯 번째로 갖는 이번 내한공연을 통해 우리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예술가이며 철학가이자 행동가인 그를 만나려 한다.
Writer. 소승근
대중음악평론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