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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스테이지] 컨템포러리 팝의 진정한 마에스트로, STING

2017.05.16




The Police STING 자신의 솔로 활동으로 이룩한 대중 음악계의 업적은 일일이 나열하기가 입아플 정도이다. 16개의 그래미 어워드를 비롯해 1억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고 20세기 최고의 컨템포러리 팝 싱어송라이터로 손꼽히는 그의 커리어는 78년 데뷔 이래 팝 뮤직의 가장 화려한 꽃길을 걸어왔다. 그 성공이 더욱 빛나는 까닭은 그가 하나의 음악적 스타일에 고정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길을 찾아온모험가'로서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STING과 그의 밴드 The Police의 초기 음악 스타일은 포스트 펑크(Post Punk)와 레게(Reggae)에 기반한 뉴웨이브(New Wave) 사운드였다. 탄탄하고 유기적인 조합의 연주와 더하거나 뺄 것이 없는 멜로디 감각, 다채롭고도 변화무쌍한 스타일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Every Breath You Take>같은 명곡을 만들어냈다. 85년 솔로 데뷔는 STING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음악적 주제와 스타일들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재즈와 훵크, 소울, 월드뮤직에 대한 더욱 깊은 시도와 적용은 80년대 팝 문화의 다재다능한 아이콘으로서의 STING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팝 뮤직의 정상에서 만들어 낸 도회적이고 깊이있는 90년대의 작품들은 영화레옹'에 수록되어 큰 히트를 기록한 <Shape of My Heart>나 다시 한 번 그래미 수상의 영광을 안겨준 <Brand New Day> 등으로 우리에게도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이후 2000년대에는 일렉트로닉 팝과 R&B의 영향까지를 아우르고 최근에 이르러서 보여주는 클래시컬 뮤직에 대한 관심과 켈틱 뮤직 등의 새로운 소재를 차용하는 등, 그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진정한 대중음악의 마에스트로가 만드는대중음악 지도의 궁극적 완성을 보고있는 듯 하다. 시대별로 대표적인 앨범을 통해 만나는 STING의 다양한 음악적 발자취를 짚어보도록 하자.





The Police - Zenyatta Mondatta (1980)


The Police 1980년작은 평단의 찬사와 상업적인 성공을 동시에 거둔 작품이지만, 동시에 댄스 뮤직 씬에서도 교과서로 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앨범이다. 트리오로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팝 뮤직이라는 평과 함께 빈틈없는 인터플레이, 개성넘치면서도 중독적인 송라이팅, 레게와 뉴웨이브, 포스트 펑크를 가로지르는 다채로운 시도로 만들어 낸 이 앨범은 메가히트곡인 싱글 <Don't Stand So Close to Me> <Behind My Camel>같은 곡을 통해 The Police에게 두 개의 그래미 상을 안겨주기도 하였다. 또 하나 이 앨범이 중요한 이유는 뉴욕의 전설적인 댄스 클럽인 파라다이스 개러지(Paradise Garage)같은 언더그라운드 댄스클럽과 이를 무대로 활동하던 많은 디제이들이 주목한 곡 <Voices Inside My Head> 때문이기도 하다


*Paradise Garage : 1977-1987 10년동안 뉴욕 최고의 LGBTQ 클럽으로 댄스뮤직 문화를 기반으로 한 서브컬쳐의 용광로 같은 역할을 했던 전설적인 클럽. 오늘날의 댄스뮤직과 나아가 팝 음악의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Sting이 리더로 속해있었던 The Police의 1980년 Zenyatta Mondatta 앨범 쟈켓

출처: discogs.com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한 앨범이지만, A면의 다섯 번째에 수록되어 있는 <Voices Inside My Head>는 팝 팬들에게는 그다지 익숙한 곡은 아니다. 그러나 스팅의 중독적인 (그리고 Funky한) 베이스라인과 댄서블한 리듬섹션, 반복되는 코러스라인과 브레이크 파트로 구성된 이 곡은 의도치 않게 클럽 씬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홍보용으로만 발매된 이 곡의 싱글 레코드는 Paradise Garage나 Loft같은 댄스 클럽의 디제이와 관객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결국 발매 한참 뒤인 1981년 빌보드 클럽 플레이 싱글 챠트에서 3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챠트 순위가 언더그라운드 댄스 뮤직 씬에서 이 곡이 가진 컬트적인 영향력을 다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1980년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디스코 씬을 주름잡았던 프로듀서 Began Cekic은 발빠르게 이 곡을 커버하여 뉴욕 디스코 씬에 소개하였고, 그 버젼 역시 많은 인기를 끌었다. 90년대에는 수많은 하우스, 테크노 디제이들이 이 곡의 다양한 리믹스 버젼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그 인기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지난 2013년에 영국의 명 디스코 디제이 Ashley Beedle & DJ Harvey가 발표한 에디트 (원곡의 레코딩만을 이용하여 구간을 반복하거나 변화시키고 편집하는 일종의 리믹스) 버젼은 다시 한번 시대를 초월한 이 곡의 인기를 확인시키며 댄스 뮤직 씬의 가장 큰 뉴스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물론 STING은 The Police 시절의 곡들을 라이브에서도 애창하기에 팬들도 이 곡에 애착을 가지고 있고, 2000년대 이후의 라이브 셋 리스트에서도 심심치않게 발견된다. 이번 공연에서 혹여나 이 곡을 연주해준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가 남긴 이 위대한 댄스뮤직의 유산은 오늘도 전세계 방방곡곡의 클럽에서 디제이들에 의해 다시금 울려퍼질 것이다. 



Sting의 Voice Inside My Head

출처: 좌-discogs.com, 우-discogs.com





STING - The Dream of the Blue Turtles (1985)


Sting - The Dream of the Blue Turtles
(1985)

출처: discogs.com


1985년 발표된 ‘The Dream of the Blue Turtles’은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지금까지 약 천오백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STING을 각인시킨, 완벽한 솔로 데뷔 앨범이다. 우선 이 앨범의 연주를 담당했던 세션 뮤지션들부터 살펴보자. David Bowie가 가장 사랑했던 드러머 (그의 명곡 <Let’s Dance>의 드럼 역시 Omar Hakim의 연주이다.)로 잘 알려진, 그리고 마이클 잭슨부터 최근의 Daft Punk까지 수많은 팝 히트곡 뒤에서 드럼을 담당했던 Omar Hakim, Miles Davis부터 최근의 Rolling Stones같은 거장과 활약하고 있는 베이시스트 Darryl Jones, 80년대 미국 재즈의 대표적인 마에스트로 Branford Marsalis, 그리고 그와 함께 활동하면서 Dizzy Gillespie부터 Carla Bley, Elvin Jones등 당대 최고의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해온 키보디스트 Kenny Kirkland까지. 


80년대 팝과 컨템포러리 재즈 씬의 올스타 연주자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을 한데 모아서 시대의 정수를 담아낸 이 앨범은 뮤지션으로서 뿐만 아니라 프로듀서로서의 STING에 대한 능력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연주자들은 팝, 록, 재즈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역시 소울과 재즈에 근간을 둔 뮤지션으로 STING이 원하던 정교한 팝 사운드를 구사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STING 최고의 댄스 넘버로 손꼽히는 퓨전재즈 훵크 트랙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같은 곡들은 그가 지향하던 보다 높은 수준의 세련된 팝 사운드에 대한 해답이라고 볼 수 있다. 월드뮤직에 대한 관심이나 그가 뿌리로 두고 있는 영국 레게 팝의 영향도 더욱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영국과 미국 챠트에서 동시에 선전한 <Love Is the Seventh Wave>, 1986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연주했던 냉전시대의 마지막 상징과도 같은 곡 <Russians> 등은 다채로운 음악 스타일을 오랜 경험과 치밀한 프로듀스로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베테랑 팝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결과물이었다. 1986년 그래미 어워드 두개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이 앨범은 비록 Phil Collins에게 수상의 영광을 내주었지만, 지금도 STING의 원년 팬들에게는 최고의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STING - Brand New Day (1999)


Sting - Brand New Day

출처: genius.com


STING의 90년대를 화려하게 마무리하는 이 앨범은 그에게 두 개의 그래미 상을 안겨주면서 다시 한 번  ‘화려한 컴백'을 알린 작품이다. 그간 프로듀서로 함께 활동했던 Hugh Padgham을 제치고 프로듀서로 기용된 Kipper는 80년대의 뉴웨이브, 일렉트로 훵크 아티스트인 Gary Numan의 앨범들을 프로듀스했던 인물로, 팝과 일렉트로닉, 재즈, 록의 다양한 사운드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보다 세련된 동시대의 감각을 선사했다. 알제리 라이(Rai)뮤직의 마에스트로인 Cheb Mami와 함께 한 싱글 <Desert Rose>같은 트랙에서는 월드뮤직에 대한 관심을 현대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팝 센스로 더욱 세련된 자신의 음악 언어로 풀어내었으며, 이 곡은 빌보드 챠트에서 10위권에 오르는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다. 


또 The Police 시절의 댄서블한 훵크 록 사운드와 탄탄한 그의 베이스 플레이가 인상적인 <After the Rain Has Fallen>등 이 앨범은 컨템포러리 팝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미덕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오랜 조력자인 Branford Marsalis나 80년대 초반 GRP를 위시한 재즈훵크 씬을 이끌어갔던 Don Blackman, 그리고 Stevie Wonder가 참여하고 있는 라인업 역시 팝 뮤직 씬에서 그의 위상을 보여주는 듯하다.





대중음악에서 동시대성을 유지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는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베테랑 뮤지션들이 동어반복이나 자기복제로 빛을 잃어갔으며 때로는 상업성이 아티스트의 색깔을 희석시키는 경우들을 우리는 종종 보아왔다. 끊임없이 다른 음악들에 대한 관심을 탐험과 적용으로 이어나가고 이를 위한 교류와 실험을 게을리하지 않는 STING의 왕성한 활동은 그가 80년대부터 사회운동가로서 날카로운 현실인식을 지닌 뮤지션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언제나 새롭지만 자신만의 색깔로 그것을 채색해내는 마에스트로의 음악적 행보가 여전히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Writer. DJ소울스케이프
힙합DJ 겸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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