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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 세상 가장 아름다웠던 무지갯빛 무대,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 COLDPLAY 공연 리뷰

2017.04.26




콜드플레이(COLDPLAY)는 그들의 7번째 앨범 타이틀이기도 한 <A Head Full of Dreams> 월드 투어 콘서트를 통해 삶과 인간, 나아가 인류 전체에 대한 긍정과 애정을 노래했다. 때로는 경쾌한 비트와 따뜻한 선율로 생을 찬미하고, 때로는 서정적인 사운드와 호소력 짙은 보이스로 위로를 건넨 콜드플레이. 전 세계 팬들에게 황홀한 순간을 선사했던 그들이 마침내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번째 아티스트로 한국을 찾았다. 



22번째 슈퍼콘서트 주인공, 콜드플레이(COLDPLAY)



이날 공연 무대에서는 현재 구현 가능한 모든 장치를 선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란한 조명과 레이저는 관객들에게 시각적 쾌감을 선사했고 대형 스크린에 재생되는 백그라운드 영상은 곡에 대한 이해와 몰입도를 높이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감정이 최고조에 이를 때 터져 나온 불기둥과 꽃가루, 화려한 폭죽은 관객을 무아지경의 상태로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콜드플레이 공연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이로밴드(Xyloband)’는 무선 신호에 맞춰 빛깔을 달리하며 관객이 무대에 흠뻑 빠져들 수 있게 도왔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5만여 개의 자이로밴드 불빛. 콜드플레이는 그 불빛만큼이나 다양하게 변신하며 공연이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관객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17년의 기다림 그리고 찾아온 축제의 시간



콜드플레이를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



공연 시작 몇 시간 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콜드플레이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 슈퍼콘서트의 22번째 주인공으로 낙점된 순간부터 지난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이들이 더는 지체할 수 없다는 듯이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팬들은 머천다이즈 부스에서 티셔츠와 모자를 사서 바로 갈아입었는데 일찍부터 몰려든 인파로 머천다이즈가 조기 매진되어 판매가 잠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입장구역마다 마련된 포토존에도 관객들이 마치 꼬리 물기를 하듯 길게 늘어서 있었다. 


스탠딩석 관객들은 대기구역 안에 마련된 스낵 바에서 맥주와 스낵을 사 들고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의 얼굴, 목, 팔에는 페이스페인팅 부스에서 그려준 무지갯빛 로고가 선명했다. 오랜 기다림을 견딘 팬들에게 그들의 공연은 마치 하나의 축제처럼 여겨진 것은 아닐까. 



세계적인 뮤지션, 콜드플레이를 기다려온 팬들의 모습


스탠딩 입장 시간이 가까워지자 공연장 주변은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입장 팔찌를 받아 들고 펄쩍 뛰어오르거나 몇 년을 기다렸다며 벅찬 환성을 터뜨리는 모습도 보였다. ‘Paradise’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코끼리 복장으로 공연장을 찾은 팬도 있었다. 콜드플레이 공식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되면서 화제가 되었던 사진 속 주인공이었다. 그는 공항에서도 들고 있었던, ‘WELCOME! COLDPLAY’가 쓰여진 마분지를 들어 보이며 공연에 대한 설렘을 표현했다. 




콜드플레이가 점찍은 오프닝 게스트, Jess Kent(제스 켄트)



슈퍼콘서트22 콜드플레이 무대의 오프닝 게스트, 제스 켄트(Jess Kent)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 7시부터는 오프닝 게스트인 Jess Kent(제스 켄트)의 공연이 진행됐다. 그녀는 2015년에 데뷔한 호주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로, 국내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뮤지션이었다. 그녀의 곡들은 대체로 레게, 힙합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접목해 리드미컬하고 트렌디한 느낌을 주곤 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특유의 소울풀한 보이스, 적극적인 무대 매너까지 더해져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스는 사전 공연에서 자신의 앨범 <My Name Is Jess Kent>에 수록된 ‘The Sweet Spot’, ‘Trolls’, ‘Low Key’, ‘Bass So Low’, ‘Get Down’과 함께 어쿠스틱 기타로 커버한 Johnny Clegg & Savuka의 ‘Dela’, 피처링으로 참여한 Paces의 ‘1993(No Chill)’까지 선보였다. 그 중 ‘Dela’는 귀에 쏙 박히는 후렴구로 금세 리듬을 흥얼거리는 관객들도 있었다. 일부 관객들은 핸드폰 플래시를 밝혀 좌우로 흔들며 호응했다. 관객들은 제스의 무대를 즐기며 동시에 콜드플레이를 맞을 준비를 모두 마친 셈이었다. 




경이로운 모험의 서막이 펼쳐지다



장내에 아리아 ‘O Mio Babbino Caro’가 울려 퍼졌다. 관객들은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들뜨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혔다. 아리아가 끝나자 무대에 잠시 어둠이 찾아왔다. 암전 상태에서 무대의 대형 스크린에 숫자가 뜨더니, 30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그간 콜드플레이가 투어 공연을 했던 국가들의 지형 실루엣과 해당 국가의 팬들이 보낸 메시지 영상이 차례로 재생되고, 마지막으로 한반도의 실루엣과 한국 팬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환영 인사를 전하며 ‘우주 최강 밴드’ 콜드플레이를 호명했다. 


자이로밴드가 붉은색으로 빛남과 동시에 관객들은 일제히 뜨거운 함성을 터뜨렸다. 스크린에 <A Head Full of Dreams>의 심벌이 떠오르고, 찰리 채플린의 영화 <위대한 독재자> 중 이발사의 마지막 연설이 나레이션으로 흘러나왔다. 


“미안합니다. 나는 황제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지배하거나 정복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나는,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을 돕기 원합니다. 인간이란 그런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고통에 의한 것이 아닌, 서로의 행복으로 인해 살아가길 원합니다. …여러분에게는 삶을 자유롭고 아름답게, 경이로운 모험으로 만들어낼 힘이 있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연설의 마지막 단어인 ‘Wonderful Adventure’가 잔잔하게 울려 퍼지며 장내에 ‘A Head Full of Dreams’의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기쁨과 슬픔을 넘나드는 음악적 스펙트럼



빨주노초파남보 일곱빛깔 무지개로 빛난 콜드플레이의 공연 모습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를 바탕으로 사랑과 꿈을 노래하는 ‘A Head Full of Dreams’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아낌없이 전달했다. 보컬인 크리스 마틴(Chris Martin)은 두 팔을 활짝 벌려 중앙 돌출무대로 달려나갔다. 그가 날아오르듯이 점프하자, 동시에 무대 위로 무지갯빛 불꽃이 쏘아 올려지고 꽃가루가 흩날렸다. 이 순간부터 5만 관객들은 모든 걸 잊고 그들이 선사하는 행복에 몸을 맡기자고 마음먹었을 것이다. 



콜드플레이의 메인 보컬인 크리스 마틴(Chris Martin)의 모습



어쿠스틱 기타의 B 코드가 잔잔하게 울리고 자이로밴드가 노란색으로 빛났다. 그것만으로 ‘Yellow’의 무대가 펼쳐지리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저 별들을 봐요. 당신을 위해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 서로가 서로의 별이 되어주겠다는 듯, 관객들과 크리스는 함께 노래했다. 노란 조명이 허공을 쓰다듬듯이 천천히 움직였다. 먹먹하게 가슴을 울렸던 ‘Yellow’의 여운은 다음 곡인 ‘Every Teardrop Is A Waterfall’의 드럼비트와 기타 사운드를 통해 카타르시스로 바뀌었다. 곡의 클라이막스에서는 새 모양의 꽃가루가 날아올랐다. 마치 세상 모든 슬픔을 하늘로 실어 보내겠다는 듯이. 


‘The Scientist’, ‘Birds’ 무대가 차례로 이어지고 이번엔 ‘Paradise’의 피아노 도입부가 흘러나왔다. 피아노, 베이스, 스트링이 점진적으로 쌓여나가는 구성은 점차 깊은 꿈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곧 드럼, 베이스, 신디사이저가 터져 나오듯 전개되며 스크린에서 수백 마리의 무지갯빛 나비가 날아올랐다. 자이로밴드 역시 같은 빛깔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장내에 있던 모두가 낙원에 당도한 듯 황홀감에 도취되는 순간이었다. 


곡의 후반부 피아노 솔로 파트를 연주하던 크리스는 갑자기 춤을 추고 싶다고 고백했다. 그러자 강한 전자 비트가 더해지며 ‘Paradise’가 ‘Tiesto Remix’ 버전으로 전환되었다. 공연장은 거대한 클럽으로 바뀌었고 크리스는 돌출무대로 달려 나와 ‘말춤’을 췄다. 모두가 환희에 차 뛰어 노는 그 또한 낙원이었다. 




몽환을 넘어 벅찬 환희로



무대를 가득 채운 세계적인 그룹, 콜드플레이의 모습



돌출무대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콜드플레이는 ‘Always In My Head’와 ‘Magic’을 연주했다. 흑백톤의 일러스트로 제작된 백그라운드 무비, 전자드럼과 베이스가 만들어내는 몽환적 사운드, 말을 건네듯 담담하게 읊조리는 저음부와 흐느끼는 듯한 팔세토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2,3층 좌석과 지붕에 푸른 조명이 맺혀 만들어낸 형상은 마치 심해에서 일렁이는 빛 같았다. 뒤이어 ‘Princess of China’를 열창한 후 무대에는 크리스만 남겨졌다. 그는 오늘 이 공연장에 가득 찬 긍정 에너지가 북한이나 시리아에도 전해졌으면 좋겠다며 ‘Everglow’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스크린에는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케 하는 그래픽이 가득 들어찼다. 그 앞에 서서 홀로 키보드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크리스는 마치 고해를 하는 듯했다. 


‘Army of One’의 일부가 잠시 재생된 후 ‘Clocks’의 도입부로 이어졌다. 크리스는 격정적으로 몸을 흔들며 피아노를 연주했고, 피아노 파트가 없는 부분에서는 허공을 유영하듯 팔을 휘저었다. 곡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몸을 뒤로 축 늘어뜨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서 번개 치는 숲의 영상과 함께 음울한 엠비언트 사운드의 ‘Midnight’ 일부 소절이 흐르다가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경쾌한 분위기의 ‘Charlie Brown’으로 이어졌다.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인 콜드플레이

관객석 위로 떠다니는 풍선의 향연



밝고 따뜻한 에너지는 ‘Hymn for the Weekend’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화면 가득 만개한 꽃과 허공에 흩날리는 꽃가루를 온 몸으로 맞으며 관객들은 순간을 찬미했다. *비욘세(Beyonce)의 마지막 코러스가 메아리 치듯 반복되며 여운을 남겼고, 어두워졌던 무대가 다시 밝아지며 돌출무대쪽 통로에 누워있는 크리스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는 하늘을 바라보며 ‘Fix you’를 불렀다. “내가 당신을 치료해줄게.” 그는 중앙으로 걸어나가며 팬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흩날리는 꽃가루가 모두의 마음 위로 포근하게 내려앉았다. 


‘Fix you’를 마무리하는 오르간 소리가 잦아들 틈도 없이 바로 ‘Viva la Vida’의 웅장한 스트링 전주가 흘러나왔다. 5만 관객은 혁명에서 승리를 쟁취한 민중처럼 거대한 함성을 만들어냈다. 드러머인 윌 챔피언은 큰 북과 팀파니, 교회 종을 힘차게 울리며 곡을 리드해나갔다. 이때는 좌석 관객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들고 합창했다. 이어진 ‘Adventure of a Lifetime’ 무대에서는 스탠딩석 관객 위로 색색의 풍선들이 튀어 올랐다. 




조금 더 가까이 관객에게 다가가다



공연에 몰두한 콜드플레이의 모습


‘Adventure of a Lifetime’이 끝난 후 어두워진 장내엔 ‘Kaleidoscope’가 흘러나왔다. 그때 스탠딩석G4 구역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콜드플레이가 G4 구역에 마련된 특설 무대로 이동한 것이었다. 멤버 네 명과 키보드, 소형 앰프가 들어서면 꽉 찰 정도로 작은 무대는 마치 그들만을 위한 섬 같았다. 그때 그들이 연주한 ‘Warning sign’은 2012년 이후 라이브 무대에서는 처음 선보인 곡이었다. 


‘In My Place’까지 마친 크리스는 멤버들을 소개했다. ‘가장 아름다운 남자’ 베이시스트 가이 베리맨(Guy Berryman), ‘섹시한’ 기타리스트 존 버클랜드 (Jonathan Buckland), ‘마이티 마우스’ 드러머 윌 챔피언(William Champion) 순으로 소개가 이어졌고, 곧바로 윌이 키보드를 연주하며 ‘Don’t Panic’을 불렀다. 이후 크리스는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한국 관객들을 위한 즉흥곡을 들려줬다. 



최고의 무대 효과를 선보인 콜드플레이

최고의 무대 효과를 선보인 콜드플레이_2


모든 멤버들이 다시 본 무대로 돌아가고 공연은 막바지로 치달았다. 반복되는 코드 위에 어린아이같이 순진한 멜로디와 가사를 입힌 ‘Something Just Like This’, 쏟아지는 별빛에 관통 당하는 듯한 ‘A Sky Full of Stars’, 뉴에이지 풍의 사운드와 희망적인 가사로 용기를 복돋우는 ‘Up&Up’이 차례로 이어졌다. ‘Up&Up’의 마지막 부분에서 크리스는 기다려준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며 반드시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그는 무대 가운데 ‘LOVE’ 로고가 새겨진 깃발과 태극기를 펼쳐두고 바닥에 키스했다. 웅장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으며 슈퍼콘서트22의 장대한 피날레를 알렸다. 




무지갯빛 꿈으로 가득 찬 삶을 향해



신나게 무대 위를 장악한 콜드플레이의 모습



한동안 현실로 돌아올 수 없었다. 이틀 동안 공연장을 찾은 10만 관객들이 모두 같은 증상을 겪었을 것이다. 쉽사리 공연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부 팬들은 공연장을 나와 거리에 이르기까지 ‘Viva la Vida’의 코러스를 부르짖기도 했다. 그들의 머리와 가방에는 미처 떼어내지 못한 꽃가루가 그대로 붙어 있었다. 


콜드플레이가 선사한 두 시간은 일상과 꿈의 경계를 흐트러뜨리며 대기의 색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제 우리는 그들의 노랫말을 되뇌며 삶의 순간순간을 무지갯빛 꿈으로 채워줄 경이로운 모험을 찾아 떠날 것이다. 그들을 다시 만날 벅찬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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