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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McCARTNEY] 비틀즈를 만든 세기의 라이벌,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

2015.03.24


Love or Hate? 그래도 사랑이야


 


 

폴 매카트니 VS 존 레논. 비틀즈의 팬들에겐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와도 맞먹는 질문이겠지만 솔직해지자. 비틀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도 둘이요, 비틀즈의 찬란한 업적을 두고 비중을 견주게 되는 이름도 둘이다. 따로 또 같이, 치열한 애증의 세월을 보냈던 폴과 존.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본다. 





리버풀 출신의 파릇파릇한 청년 넷이 모여 ‘비틀즈’라는 밴드로 신화가 되기까지. 10년이 채 안 되는 짧다면 짧을 비틀즈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가장 결정적이었던 순간은 존 레논이 폴 매카트니에게 밴드 합류를 제의했던 바로 그 날일 게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존은 리버풀에 있는 쿼리뱅크 고등학교에 다녔고 ‘쿼리맨’이란 스쿨밴드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었다. 1957년 7월 6일, 어느 교회에서 공연을 하던 존은 운명처럼 폴을 만나게 된다. 둘에게는 음악 외에도 가슴 아픈 공통점이 있었다. 존은 17살 때 교통사고로 인해, 폴은 14살 때 유방암으로 인해 각기 어머니를 잃었는데 이러한 동병상련이 둘의 사이를 더욱 깊고 끈끈하게 만들었다. 체계적인 음악 교육을 받지 못했던 존과는 달리 폴은 코드를 알았고 모든 악기를 직접 튜닝할 줄 알았다. 조지 해리슨을 존에게 소개한 것도 폴이었으니 폴이 아니었더라면 비틀즈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비틀즈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비틀즈 초기만해도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은 ‘환상의 복식조’처럼 완벽한 시너지를 뿜어 냈다. 두 사람이 작곡한 곡은 사이좋게 ‘매카트니-레논(McCartney-Lennon)’, 혹은 ‘레논-매카트니(Lennon–McCartney)’라는 표기를 썼다. 학교도 빠져가며 함께 만든 첫 싱글 ‘Love me do’를 시작으로 비틀즈, 더 정확히 말하면 폴과 존은 전 세계를 강타하는 빅히트 넘버들을 줄줄이 뽑아낸다. 특히 비틀즈의 대표곡으로 기록된 노래 중 다수는 폴이 작곡한 것으로 깐깐한 존조차도 폴의 탁월한 작곡 능력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Yesterday / 어느 날 아침, 폴 매카트니는 잠에서 깨자마자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꿈 속에서 들었던 아름다운 멜로디. 어디서 들었던 곡인지 아니면 무의식 중에 카피한 곡인지 확실치 않았지만 친구들의 검증 끝에 이 곡은 자신의 머리 속에서 나온 완전히 새로운 곡임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폴은 자는 동안에 저절로 ‘Yesterday’를 작곡했다.





Hey Jude /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로맨스는 사실상 불륜으로부터 시작됐다. 아내 신시아 파웰과 아들 줄리앙을 등한시했던 존을 대신해 그들을 다독였던 것은 다름 아닌 폴. 상처 입은 줄리앙을 위해 휴가를 함께 보내기도 했던 폴은 여느 때처럼 줄리앙을 만나러 가는 길, 달리는 차 안에서 “Hey Jude, don't make it bad”란 가사로 시작하는 위로곡을 만들었다. 





Let it be / 비틀즈 멤버 간의 불화가 절정에 다다랐을 무렵, 폴 매카트니는 꿈 속에서 어릴 적 하늘나라로 떠난 어머니를 마주했다. ‘Let it be’는 꿈 속 어머니가 남긴 말로 이 곡은 폴과 그의 아내였던 린다 매카트니가 즐겨 듣던 노래다. 안타깝게도 린다 매카트니는 폴의 어머니와 같은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린다의 장례식에서는 그녀가 생전에 좋아했던 ‘Let it be’가 쓸쓸히 울려 퍼졌다.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의 갈등과 견해 차이, 오노 요코의 개입으로 더욱 악화된 관계, 비틀즈의 매니저이자 그들이 의지했던 친구 브라이언 엡스타인의 사망 등 연이은 악재로 인해 비틀즈는 결국 해산된다. 멤버들 모두 그리 아름답지 못한 이별을 경험했지만 그 중에서도 폴과 존의 사이는 점점 최악으로 치달아 서로를 끔찍이 증오하는 지경에 이른다. 폴과 존의 불화는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정도로 늘 화제였다. 폴이 양의 귀를 잡고 있는 사진을 앨범 재킷에 실으면 존은 자신의 앨범에 돼지의 귀를 잡고 있는 사진을 실었다. 공개적으로 양과 돼지에 상대를 빗대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었던 것이다.

 

하지만 ‘Love’와 ‘Hate’의 감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쌍의 톱니바퀴와도 같은 것. 미우나 고우나 그들은 인생의 황금기를 공유했던 동료이자 친구였다. 존 레논이 광팬이 쏜 총에 맞아 비극적으로 요절하기 전, 다행히도 폴과 존은 화해의 무드를 조성하며 관계 회복의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비록 자주는 아니지만 안부를 주고받았으며, 가끔 서로의 집에 놀러 가기도 했고, 존이 사망한 후에는 서로에 대한 진심 어린 찬사를 세상에 토로했다. 오노 요코에 의하면 존은 폴 매카트니를 “오노 요코와 더불어 내 인생 최고의 파트너”라 고백했다고 한다. 폴 역시 “그래도 나에겐 존 레논이 최고였다, 죽어서도 그를 만날 것”이라며 그를 위한 헌정송을 만들기도 했다.



 

 

음악과 문화, 사회적으로 혁명에 가까운 반향을 일으켰던 로큰롤의 전설 비틀즈. 지구상 가장 성공한 밴드로 기록되었던 비틀즈의 전설을 잇는 것은 20세기 대중음악의 살아 있는 신화 폴 매카트니뿐이다. 그의 눈부신 경력을 일일이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작곡가이자 뛰어난 베이시스트, 보컬, 기타리스트, 피아니스트, 드러머, 음악 교육가, 화가, 사회운동가, 채식주의자, 심지어 기사 작위까지 획득한 우리의 폴 매카트니 경. 이제 그를 사랑으로 영접할 날도 머지않았다. 

 

 


 

글. 이은정

감수 및 그림. 남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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