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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igin of Things]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디자인 스토리

2015.07.30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디자인스토리

우리는 브랜드를 하나의 총체적인 경험으로 인식한다. 각종 매체에서 브랜드를 처음 마주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일련의 디자인 여정은 브랜드의 이미지로 강하게 남는다. 브랜드가 건축부터 세부적인 그래픽에 이르기까지 일관성을 가져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파리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Fondation Louis Vuitton과 뉴욕 휘트니 뮤지엄 Whitney Museum은 대중문화공간으로서 일관된 브랜드 디자인이 갖는 힘을 잘 보여준다. 루이비통 파운데이션의 아이덴티티에서는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범선에 영감을 받은 프랭크 게리 Frank Gehry의 건축이 고스란히 담겼고, 휘트니 뮤지엄의 아이덴티티에서는 도시의 다양한 환경을 수용하는 렌조 피아노 Renzo Piano의 건축 언어가 느껴진다.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는 그동안 현대카드가 길러온 음악 분야의 기획력을 집대성한 브랜드로 스튜디오와 스테이지로 구성된다. 이곳은 기획단계부터 건축과 서비스가 함께 디자인된 곳으로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제공한다.
언더스테이지는 현대카드가 내딛는 새로운 행보다. 그것은 로고타이프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언더스테이지의 로고에는 앞서 뮤직 라이브러리 디자인 스토리에서 현대카드의 영혼이라 말했던 Youandi 서체가 아닌 Avenir 서체가 적용되었다. 이는 음악을 매개로 한 대중음악의 미래에 새로운 공간과 시간을 제시하며 숨은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현대카드의 행보에 대한 해석일 수 있다. 로고타이프에 적용된 네 개의 띠는 스테이지, 스튜디오, 카페 그리고 라이브러리의 공간을 상징하는 직각의 건축 구조를 상징화한 것이다. 마치 강철을 휘어 만든 듯한 강렬한 로고타이프는 언더스테이지가 독립된 로컬 브랜드임을 강하게 내비친다. 언더스테이지의 네이밍에는 지하라는 공간적 특성뿐만 아니라 음악이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현장감이 담겨졌다. 무대 아래서 땀 흘리며 공연을 준비하는 뮤지션의 모습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이는 자유로움과 다양성을 지향하는 언더스테이지의 정신이기도 하며 브랜딩과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반에 걸쳐 영향을 주었다.
공연장의 아이덴티티에는 그곳에서 공연되는 퍼포먼스의 역동성을 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노르웨이 서부 해안에 있는 콘서트 홀인 포스나바그 문화센터 Fosnavåg Cultural Centre의 아이덴티티는 바람의 세기에 따라 다변하는 보퍼트 스케일 Beaufort Scale을 모티브로 디자인되어 음악의 역동적인 성격을 효과적으로 드러낸 경우다. 그렇다면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는 어떠한가. 이 곳의 아이덴티티는 오선지 위에서 다양하게 변하며 한 곡의 음악을 만드는 음표와 닮았다. 건축 구조를 상징화한 로고타이프를 자르고 새롭게 조합한 언더스테이지의 그래픽 디자인에서는 음악의 무한한 변형 가능성과 창조 가능성을 여과없이 볼 수 있다. 이는 포스터, 티켓, 유니폼, 패키지 등 세부 디자인에 적용되어 언더스테이지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바이닐 음반 초창기 앨범 커버들을 모아보면 흑백의 강한 대비가 눈길을 끈다. 이는 곧 바이닐 앨범을 상징하는 요소로 재해석 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 컬러가 되고 여기에 색인구분이 쉬운 컬러들이 더해져 가독성을 높였다. 언더스테이지의 공연을 큐레이팅하는 5인의 개성에 따라 대표 컬러가 지정되어 공연의 성격이 한눈에 파악된다. 공연을 알리는 포스터는 언더스테이지의 공간의 해석을 지면에 옮겨놓은 듯하다. ㄷ 자를 엎어놓은 듯한 지하 공간 구조를 상징화한 그래픽을 배경으로 하단에 뮤지션을 배치하여 실제 지하 공간, 언더스테이지에서 뮤지션의 공연 모습을 표현했다. 공연이 더해질수록 다양하게 변하는 그래픽을 감상하는 것은 언더스테이지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보통의 경우 브랜드는 상품과 고객과의 관계로만 이루어지지만, 언더스테이지의 경우는 그 관계에 아티스트가 더해진다. 언더스테이지에는 음악을 창조하는 뮤지션과 그들을 동경하고 음악을 소비하는 대중 그리고 그 문화를 가꾸어 나가는 언더스테이지의 관계가 얽혀 있는 것이다. 이 관계를 유기적으로 풀어내는 역할은 역시 디자인의 몫이다. 언더스테이지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내고자 하는 핵심은 네이밍이 그렇듯 공연장의 생생한 현장감이다. 기타 피크, 스탬프, 손목 밴드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세밀한 부분까지 디자인된 것은, 음악이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현장에서 디자인이 함께 호흡해 현장감을 깊게 담아내기 위해서다. 이들은 브랜드와 사용자의 관계뿐만 아니라 음악을 창조하는 뮤지션과 브랜드의 관계, 뮤지션과 사용자의 관계를 잇는 연결고리이다.
브랜드 캐릭터와 스태프의 역할을 담은 와펜과 배지는 뮤직 라이브러리와 카페에도 적용되었던 요소로서, 편안한 느낌의 스태프 유니폼에 부착되어 뮤직라이브러리와 언더스테이지의 통일된 경험을 이끌어 내는 작은 장치이다. 언더스테이지의 스태프임을 드러내는 와펜은 음악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대중이 언더스테이지의 공간을 더 쉽고 친근하게 느끼게 한다. 공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언더스테이지 카페의 메뉴와 패키지 디자인 역시 언더스테이지의 아이덴티티가 녹아들어 일관된 이미지를 전한다. 이러한 작은 요소들이 모여 브랜드와 고객이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브랜드와 고객과의 관계를 결정짓는 이 환경은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대중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환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일지 모른다. 도시를 지나며 마주치는 건축은 자연스레 지붕 아래 있는 어떤 브랜드의 강렬한 첫인상으로 남으며 그 첫인상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브랜드로 녹이느냐가 대중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의 척도가 된다.
언더스테이지와 뮤직라이브러리의 아이덴티티에는 도시를 향해 활짝 열린 건축의 첫인상이 잘 녹아들었으며 음악을 매개로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이끌고 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언더스테이지의 디자인 스토리와 함께 보면 좋을 다양한 해외 브랜드 아이덴티티 사례가 소개된다. 건축 환경과 긴밀하게 호흡하며 통합 아이덴티티 솔루션을 제안하는 사례들을 통해 브랜드 디자인의 가치를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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