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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igin of Things]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디자인 스토리

2015.07.30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디자인스토리

브랜드의 로고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를 형상화한 나이키 로고는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인상을 주며, 말끔한 수트 차림에 나이키 로고가 선명한 하얀 스포츠 양말을 신는 것은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스타일이 되었다. 코코아 열매를 모티브로 디자인 된 코카콜라의 유리병 모양은 브랜드 로고 그 자체이며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탄산의 톡 쏘는 짜릿함이 느껴진다.
현대카드는 어떠한가. 현대카드는 서체 자체가 로고가 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로고에서는 어떤 것이 느껴지나. 잇워터, 마이택시, 오이스터, 봉평장 프로젝트, 드림 프로젝트 등 그 동안 꾸준하게 진행해 온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문화에 적극적으로 몸담는 열정이 응축되어 있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는 현대카드가 내놓은 서울 로컬 브랜드다. Youandi 서체가 현대카드의 ‘영혼’이라면 대중이 물리적으로 브랜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는 ‘몸’이라 할 만하다. 디자인 라이브러리가 디자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기업의 문화를 알렸고, 트래블 라이브러리가 금융회사의 이 낯선 행보의 퀘스천 마크(Question mark)를 잠식시켰다면, 언더스테이지와 함께 문을 연 뮤직 라이브러리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를 본격적인 로컬 브랜드로 자리 잡게 했다. 이 세 공간 라이브러리의 로고타이프는 Youandi 서체로 디자인되어 현대카드의 DNA를 공유한다.
도서관은 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 문명의 산실로서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담았고, 그곳에서 새로운 학문과 지혜가 탄생했다. 과거 도서관이 단지 정보의 양에만 목맸다면,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는 수많은 정보의 시각화를 통한 정보의 질을 높였다. 이곳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은 아날로그적인 요소를 상징적으로 드러내 바이닐 음반의 매력을 한껏 높이고 있다. 그래픽 디자인의 모티브는 차곡차곡 쌓여 있는 바이닐 음반을 뒤적이며 원하는 음악을 찾는 ‘디깅’의 행위였다. 이는 몇 번의 터치로 원하는 음원을 쉽게 들을 수 있는 현 시대에, 천천히 음악을 고르고 알아가는 과정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디자인에 적용된 컬러에서는 채도가 낮춰져 빈티지한 느낌이 든다. 이는 철재로 건축된 공간과 어우러져 60~70년대의 아날로그 음악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디자인을 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디자인은 실질적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 물리적인 디자인을 넘어 ‘서비스 디자인(Service Design)’과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이 강조되는 것은 새삼 놀랄 일이 아니다. 스타벅스와 애플이 세계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수 있었던 것도 애초에 ‘사용자 경험’의 디자인 철학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곳곳에는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리플릿, 가이드북, 문구류 등의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디자인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있다. 이것은 현장을 방문한 사용자가 공간 안의 콘텐츠를 막힘없이 경험할 수 있는 직관적인 네비게이션이 된다.
뮤직라이브러리의 벽면을 빼곡히 매운 천 여 장의 바이닐 음반과 수 천 권의 북 컬렉션은 전면 유리로 마감된 파사드를 통해 외부에서부터 공간을 압도한다. 뮤직 라이브러리에서 제공하는 퀵가이드는 이러한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한 층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연대별로 장르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인포그래픽을 통해 1950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재즈, 소울, 락, 일렉트로닉, 힙합의 5개 장르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대중음악의 전체 흐름에서 각각의 장르가 지니는 특징과 변화를 확인할 수도 있다. 재즈, 소울, 락, 일렉트로닉, 힙합의 다섯 가지 장르의 컬렉션 음반과 레어 바이닐 음반은 컬러별 색인 라벨 디자인을 적용하여 직관성을 높였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의 리셉션과 카페는 내,외부의 완충적인 역할을 한다. 이곳은 제한된 인원만이 이용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의 특성상 대기하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자, 회원이 아니더라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개방된 공간으로 라이브러리의 문화가 외부로 확장되는 곳이다. 라이브러리가 긴장감으로 가득한 ‘인풋 Input’의 공간이라면, 카페는 좀 더 편안하게 사유할 수 있는 ‘아웃풋 Output’의 공간으로, 카페 곳곳에 비치된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브로셔와 언더스테이지 공연 포스터가 여유로운 카페 분위기와 어울려 대중에게 친밀히 다가간다. 카페에서 제공되는 음료와 간식의 패키지 또한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공유하며, 이러한 일관된 디자인 적용은 브랜드 몰입과 경험의 극대화를 가능케 한다.
스태프는 리셉션과 카페부터 라이브러리의 소개, 이용 방법, 음악 선곡 등 세세한 것 하나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만큼 사용자의 터치포인트가 많으며 사용자 경험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와 카페 스태프의 유니폼은 색상이나 형태가 아닌 와펜과 배지와 같이 키치적인 요소로 서비스를 구분 짓는다. 이러한 위트는 차갑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이 공간을 보다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디자인의 역할은 물리적인 지점을 넘어 관념적인 지점으로 확장되어 간다. 이러한 디자인의 가능성은 건축, 경영, 서비스와 같이 서로 다른 분야와의 공통분모를 찾기 위한 노력을 통해 빛을 발하며 사용자에게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기에 이른다. 현대카드 디자인랩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건축과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브랜딩과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이끌었고, 여기에 현대인에게 안식처가 되고자 아날로그의 감동을 더해 강한 울림을 전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뮤직라이브러리와 하나의 지붕아래 공존하고 있는 언더스테이지 디자인 스토리가 소개된다. 각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켜나가는 한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두 브랜드의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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