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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igin of Things] 기록 전시로 보는 작은 생각들의 큰 결과

2015.08.18

흔히들 금융 회사에는 경제, 경영, 또는 금융학을 전공하고, 복잡한 금융 상품을 설계하는 사람만 있는 줄 압니다.
2007년 방영되었던 <Believe it or Not 캠페인> 광고 속 아빠와 딸의 대화를 기억하시나요?
아빠는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해요?”
“세계 1,2등 스포츠 선수를 한국에서 대결시키지.” “카드 회사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행 가이드북도 내고” “카드 회사라며”
“미국에 있는 미술관도 내 집 드나들 듯 가고” “카드 회사라며”
“헬기도 몰고, 캠핑카도 몰고, 요트도 몰고” “카드 회사라며”
“어허 이걸 어쩌나 얼마 전엔 콘서트도 열었는데”
“아빠, 카드 회사 다니는 거 맞아?”
“글쎄다. 아빠도 가끔 헷갈려서”
카드 회사에 다니는 게 맞냐는 광고 속 딸의 질문처럼, 현대카드에는 흔히 금융회사에 있을 것이라 상상할 수 없는 이색적인 업무가 많습니다. 축산물 도매업자에서 축산물 담보대출 상품 개발자로 변신한 직원도 있고,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으로 보안팀에서 근무 중인 직원도 있습니다. 큐레이터였던 사람이 현대카드 입사 후 라이브러리의 관장으로 변신하기도 하고, 미생물학을 전공한 식품회사 연구원 출신이 it워터의 품질 관리 업무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다채롭고 이색적인 배경을 가진 이들의 노트를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배구장이 보이고, 문성민, 박주형, 윤봉우, 최민호 등 가슴을 뛰게 하는 스카이워커스 선수들의 익숙한 이름이 여기 저기 적혀 있습니다.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전력분석관의 노트입니다.
“레오, 철우. 갈라지는 블로킹 영민, 성민 포지션 교체”
지금은 현대캐피탈을 떠난 박철우 선수와 레오 선수의 이름으로, 삼성화재 블루팡스와의 경기를 대비한 전략 노트임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전위 높이와 예상되는 블로킹 별로 어떤 수비와 공격을 취하고 또 어떤 포지션을 구사할 것인지가 치밀하게 계획되어 있습니다.



선수들이 시계 방향으로 위치를 로테이션하는 배구의 규칙을 고려하면서, 각 선수들을 전위 또는 후위, 좌우측 또는 센터에 위치시켰을 때 예상되는 움직임을 화살표로 그려보며 전략을 구체화한 흔적입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이다 라는 말처럼, 경쟁팀과 스스로를 모두 고민하는 메모들. 신임 최태웅 감독과 돌아 올 2015-2016 시즌 스카이워커스의 모습이 기대 되게끔 하는 전략 노트입니다.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의 사진이 보이고, 정문 오륜기 아래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0” 이라는 현수막이 보입니다. 지난 5월, 서울을 달군 폴 매카트니의 이름을 따서, PM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담당자들의 노트입니다. 단 하루, 160여분의 공연을 위해 노력한 PM 프로젝트 담당자들의 노고가 여기 저기 펼쳐져 있습니다.
“he has confirmed to play Hyundai Card Super Series”
슈퍼콘서트 20의 본격적 시작을 알리는 환희의 메일을 시작으로, 4만 5천명의 관객들이 입장하고 퇴장하는 곳의 창구 개수, 스탭 인원, 대기 가능 인원, 동선, 짐이 있는 고객과 없는 고객을 분류하는 방법, 검색대 위치 및 개수, 배너 위치, 공지 내용, 시간대별 계획을 수도 없이 그리고 또 그렸습니다.

많은 기대 속에 꼬박 1년 만에 재 성사된 공연이니만큼, 우천 시까지 고려하여 세운 Contingency Plan 덕분에, 실제로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관객들은 사전에 전달 받은 우비를 입고 공연을 즐길 수 있었고,
그 결과 폴 매카트니는 한국 팬들에게 ‘The Best Welcome Ever’이라는 찬사를, 관객들은 폴 매카트니에게 최고의 떼창을 선사할 수 있었습니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 화면의 한계를 뛰어 넘고, 웹과 모바일을 연결하고자 하는 다양한 스케치들은, 현대카드 회원들의 온라인 사용 경험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UX Lab 어느 선임 디자이너의 노트입니다.
회원이 정보를 보는 흐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어떤 정보를 노출시킬 것인지, 어떤 정보를 먼저 보여줄 것인지, 어떤 문구를 써야 회원이 이해하기 쉬울지, 그래프와 배너 등의 사이즈는 어느 정도여야 보기 좋은지, 어떻게 링크를 시켜 정보 간의 연계를 만들 것인지 등 웹 사이트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회원의 관점에서 하나 하나 따지고 분석해서 선택과 집중을 추구하여 어플리케이션 컨텐츠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의 합산으로,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기존에 2~3개 어플리케이션에서 별도로 제공되던 서비스를 현대카드앱 하나로 통합했고, 원하는 내용을 3번의 터치 안에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식재료와 요리용 기물들, 색채를 표현하는 영단어와 식자재 번호들이 스케치로 펼쳐져 있습니다. 임직원 뿐 아니라 외부 방문 손님, 중요 비즈니스 미팅 시의 모든 식단을 책임지는 총괄 쉐프님의 노트입니다.
언뜻 보면 샐러드인가 싶은 이 그림은 사실 캘리포니아롤의 단면입니다. 롤의 단면 하나도 밥과 야채를 어떤 비율로 조합 하여 어떤 비쥬얼을 만들까 고민하는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모양의 이 접시는, 바로 대형 마트에 가면 볼 수 있는 1회용 회 포장 용기입니다.
현대카드에 방문했던 대형 유통업체 손님들을 위해, 해당 업체에서 판매하는 포장용기와 식재료들만을 사용하여 구상한 요리입니다.

임직원의 식단을 넘어, 비즈니스적인 협력과 성공까지 도모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는 쉐프팀의 모습이 노트 곳곳에 역력히 드러납니다.
그런가 하면 이렇게 빼곡하게 숫자와 글만 가득한 노트들도 많습니다. 고객의 소비 패턴과 실적,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여 더 나은 서비스를 설계하는 CLM(Customer Lifestyle Marketing) 팀의 노트입니다.
폭 넓은 데이터를 다방위로 분석하는 조직이니만큼, 복잡한 데이터 프로그램들을 활용하기 위한 단축키도 있고, 어떤 데이터를 어떤 프로그램으로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에 대한 테이블 정의들도 볼 수 있습니다.
현대캐피탈 자동차 금융 사업에 대해 처음부터 새롭게 생각하는 노트들도 보입니다.
고객 세그먼트나, B2B의 본질에 대한 고민, 실제 서비스 시에 필요할 어플리케이션의 컨텐츠에 대한 구상까지. 규모가 큰 사업이니만큼, 고민의 높낮이도, 영역도 매우 다채로움을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고객이 만들어내는 갖가지 정보들은 전용 회선을 타고 아래 표에 기재된 것과 같이 다양한 송수신 방식으로 현대카드/캐피탈과 제휴사를 오고 갑니다.
자칫하면 놓칠 수 있는 작은 틈으로 한 톨의 정보라도 새어나가는 걸 막기 위해, 현대카드·캐피탈은 누구보다도 보안민감증을 가지고 3중의 보안 관제 시스템을 상시 운영 중입니다.

단 7개의 업무 노트에서도, 하나의 회사에 얼마나 다채로운 업무가 존재하고, 또 각 업무들이 얼마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통해 실행되고 있는지가 여실히 베어납니다.
그러는 한 편, 치열한 업무 외에 깨알 같은 일상의 기록들도 빼곡합니다.
업무에 치이는 와중에도 세탁소에서 옷을 찾아야 하고,
어느 신입 사원은 일을 미뤄 혼이 납니다.
난 이미 망했다며 좌절하기도 합니다.
외국인 직원은 수익률에 관한 표현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장 한 장의 매력적인 노트를 하나 둘 모으다 보니,
자그마치 8,000여장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되었습니다.

이 많고 각양각색인 노트들을 현대카드 로비 1층의 공간으로 옮겼습니다.
관람자가 기록물들에 둘러쌓인 채 360도로 다채로운 기록물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사람 키보다 높은 4개의 면을 만들었고 임직원 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떠올리며 각각의 노트가 서로 덮고 또 덮이도록 랜덤하게 부착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의 회사를 움직이는데,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작은 노력들이 모이는지, 그 많은 노력들이 제각기 어떠한 깊이를 가지고 있는지를 기록물의 다채로움과 밀도, 깊이, 그리고 절대적인 양으로 한 자리에서 체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미지를 좌우로 움직이면 파노라마 컷을 볼 수 있습니다.
다채롭고 치열한 금융사의 일상이 한 자리에 펼쳐진 이번 전시는, 현대카드/캐피탈 여의도 본사 1관 1층 로비에서 진행
중입니다. 어느 금융사의 소소한 일상을 경험해 보고 싶으신 분은, 누구나 관람 가능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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