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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라이브러리] 인간의 삶과 돼지의 죽음 사이의 연결고리, PIG 05049

2015.10.02

 

현대카드 DESIGN LIBRARY에서는 뉴욕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이하 MoMA)의 공동 기획으로 2015년 7월 7일부터 11월 8일까지 <Designing with Data>라는 데이터 시각화 디자인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수집된 데이터를 디자이너의 통찰력으로 분석하여 독창적 시각언어로 재해석한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매우 특별한 질문을 던진다. 총 15점의 작품 중 <PIG 05049>는 표면적으로는 인간의 삶과 돼지의 죽음 사이의 연결고리를 다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순환과 단절을 고찰함과 동시에 어쩌면 우리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 문제에 대한 물음표를 제시하는 작품이다. 아래는 해당 작품이 MoMA에서 전시되었던 2010년 당시 MoMA의 블로그 ‘Inside/Out’에 게재되었던 내용으로, <PIG 05049>의 제작의도와 의의에 관한 심도 깊은 해설이다.

 

 

'PIG 05049'의 집

 

 


크리스틴 마인더스마(Christien Meindertsma)와 줄리 졸리아(Julie Joliat) 공동작품, <PIG 05049>, 2004–06.

 

 

전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소비하는 것들이 어디서 오는지를 궁금해하게 되었다. 슬로우 푸드와 공정 무역 운동 그리고 <푸드 주식회사 Food, Inc.>와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 등이 이와 같은 사회적 현상을 잘 말해주고 있다.

 

네덜란드의 예술가이자 디자이너인 크리스틴 마인더스마(Christien Meindertsma)도 이와 유사한 호기심을 가지고 상업 농장에서 임의로 선택한 한 마리의 돼지 ‘05049’로 만들어진 모든 제품들을 추적하게 되었다. 그 결과 도축된 돼지 한 마리가 총 185개의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모든 제품은 그녀의 책에 사진으로 기록되었다. 줄리 졸리아(Julie Joliat)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들어진 <PIG 05049>는 정육 가공 산업과 인간 세상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한 동물의 ‘사후세계’에 관한 시각적 카탈로그이다.

 

사실 동물의 아주 작은 부위까지 남김없이 비식품으로 활용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고대 서적들은 특수 제조된 양가죽인 ‘벨럼’으로 만들어졌으며,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버팔로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 실용적으로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마인더스마와 졸리아는 소비자들이 자신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들의 생산에 대해 느끼는 물리적 ∙ 심리적 단절의 정도를 매우 우아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 돼지의 부산물이 치약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는 것을 누가 생각할 수 있었겠는가? 작가는 육류 섭취를 반대하는 공격적인 논쟁 대신 ‘05049’의 죽음으로 탄생된 너무나도 다양한 제품들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하나의 피조물에 대해 경의를 표할 수 있도록 했다.

 

MoMA의 소장품인 <PIG 05049>처럼 사람들의 인식을 제고시키는 작품들은 자연과 조화롭게 살고자 노력에 수반되는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실제로 이 책에 소개된 수 십 개의 음식과 관련없는 사물에서 알 수 있듯, 인류가 설사 돼지 고기 섭취를 중단한다 해도 ‘05049’를 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코펜하겐 기후 변화 회의가 지구의 기후변화를 마법처럼 중단시킬 수 없음에도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PIG 05049>는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재생하는 열망을 대변하고 있다.

 

 


<PIG 05049>의 세부내용, 크리스틴 마인더스마와 줄리 졸리아 공동작품, 2004-06.

 


<PIG 05049>의 세부내용, 크리스틴 마인더스마와 줄리 졸리아 공동작품, 2004-06.

 

 

작성자: 폴 갤러웨이(Paul Galloway), 뉴욕현대미술관 건축 · 디자인 부 연구센터 감독관(Study Center Supervisor, Department of Architecture and Design)
작성일: 2010년 1월 7일

 

 

돼지의 피부, 뼈, 고기, 내장, 피, 지방, 부속물까지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된 책 속에서 돼지의 사후를 낱낱이 기록한 크리스틴 마인더스마는 이토록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친 돼지에 대해 누구도 경의를 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의아하다고 말한다. 최소한 우리 일상의 상상도 못한 부분에 돼지의 일부 혹은 다른 가축, 작물 등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길 바란 것이다. 문제 해결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문제의 인식이며,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우리들의 반복되는 노력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 이 작품을 통해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원문보기PIG 05049 작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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