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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ssion of Identity] 공연장에 새로운 정체성을 입히다, 영국 씨어터 프로젝트 컨설턴트 Managing Director 데이비드 스테이플스

2012.06.20


단순한 공연 상연과 관람의 기능을 벗어나 관객과 작품이 효과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마술사. 이는 현대카드 슈퍼토크 05 Expression of Identity의 두 번째 연사, 데이비드 스테이플스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수식어일 텐데요. 이번 한국이 자신의 59번째 방문 국가라고 말할 만큼 데이비드 스테이플스는 영국 씨어터 프로젝트 컨설턴트의 Managing Director로서 전 세계 70여 개 국가를 상대로 세계적인 예술 공연시설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공연장 Theater이라는 함축적이고 명료한 주제 아래 다양한 국가의 공연장을 소개하며 무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린 데이비드 스테이플스의 강연을 소개합니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다

 


정갈한 수트 차림으로 강단에 선 데이비드 스테이플스는 간단한 자기 소개와 함께 자신이 수장을 맡고 있는 씨어터 프로젝트에 대해 언급하며 전 직원이 40여 명 인 소규모 업체이지만 전 세계에 있는 70개 이상의 국가에 있는 극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다양한 공연 시설을 경영, 건축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극장을 더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지금도 멋있는 공연장을 건설하는 것이 꿈이라고 이야기했죠.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면서 ‘Theater’라는 단순하지만 다소 포괄적인 단어가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가득 채웠고 데이비드 스테이플스는 공연장이라는 주제를 통해 자신이 참여해왔던 세계적인 공연장들을 예로 들며 건축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데이비드 스테이플스는 공연장의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 공연장을 잘 살펴야 한다며 구스타프 바사왕 때부터 강화되었던 스웨덴의 공연 예술 문화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스웨덴은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구스타프 바사왕이 최초로 1526년 궁정 관현악단을 설립하며 예술 문화가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가면무도회, 오페라 등을 좋아했던 구스타프 3세 역시 예술 후원가로서 오페라단과 발레단을 설립하여 스웨덴의 문화, 예술의 꽃을 피우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구스타프 바사왕이 창립한 궁정 관현악단, 구스타프 3세가 만든 오페라단과 발레단은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현재 각각 스톡홀름 필하모니 관현악단과 스웨덴왕립발레단으로 오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Their role in the city,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공연장
 


데이비드 스테이플스는 극장의 목적이 지역 사회에 부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공연장은 상연되는 작품과 관람하는 관객과의 교류 이상으로 설립된 지역의 목적과 이상에 부합해야 한다는 새로운 정의를 내리며 도심에 있는 세계적인 공연장을 소개했는데요. 파리가 현대적인 도시로 변모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인 가르니에 오페라(Opéra Garnier),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라 스칼라 극장 Teatro alla Scala di Milano, 독일 뮌헨의 국립극장을 예로 들었습니다. 런던에 있는 로얄 오페라 하우스(Royal Opera House)의 경우 광장이나 도심이 아닌 뒷골목에 위치해 있지만 런던이 공연 예술의 발상지가 될 수 있었던 전초기지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 셈이죠.

공연장의 지역사회의 기여는 유럽뿐만이 아닌데요. 데이비드 스테이플스는 남미의 대표적인 예로 브라질의 아마존 극장을 꼽았습니다. 열대 우림 기후인 브라질의 마나우스는 아마존 강과 리오네그로 강의 접경 지역인데요. 아름다운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던 이 도시는 1850년부터 고무의 발견으로 신도시 건설 계획이 이뤄졌고 아마존 극장의 건설이 시작되었습니다. 프랑스산 샹들리에와 가구, 이태리산 대리석 등 다양한 국가에서 공수해온 재료 건축되어 화려하게 공개된 아마존 극장은 개관 이후 고무 경기의 거품이 꺼지면서 거의 70년간 사용해 오지 않았지만 국가적인 지원아래 최근 다시 관객들을 맞이하게 됐다고 합니다.

지역적 명소로서 공연장의 역할은 수익 창출로도 이뤄지는데요. 데이비드 스테이플스는 미국 뉴욕의 링컨 센터(Lincoln Center)를 예로 들었습니다. 링컨 센터를 계획했던 1960년대에도 뉴욕의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었기 때문에 싼값의 부지를 찾는 것이 우선되었으며, 결국 1억 6천만 달러를 들여 뉴욕 맨해튼에서 둥지를 틀게 된 링컨 센터는 음악, 공연, 무용,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다루는 대표적인 종합예술센터로 거듭났는데요. 1983년 뉴욕 시에서는 예술의 경제성을 주제로 조사를 했고 그 결과 링컨 센터가 건축 당시 투입된 공사비 몇 배 이상의 경제성을 갖고 있으며 수입적인 면에서도 뉴욕시 자체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준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합니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가변성, 멀티 공연장의 등장
 


데이비드 스테이플스는 지역 사회의 정통성과 목적을 품고 있는 공연장을 추구하지만 공연장과 지역사회의 관계가 완벽하게 부합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 가변성을 품고 있는 멀티 공연장을 언급했습니다. 과거 공연장은 직사각형의 형태로 신발 구두 상자와 흡사하다는 점에서 명명된 슈 박스형이었는데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뮤지크베라인 Musikverein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5의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의 공연장, 노르웨이의 크리스티안샌드 공연장 등 천장과 바닥이 평평한 전통적인 형태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과학기술의 발달과 변모하는 지역사회의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선 역부족인 형태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과학기술과 결합된 혁신적인 공연장으로 오만의 수도인 무스카트에 건설된 공연장을 예로 들었는데요. 당시 술탄이 직접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할 정도로 음악의 애호가였기 때문에 60만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오페라와 콘서트를 동시에 상연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장을 건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공연장은 콘서트, 오페라, 극장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게 계획되었고 마치 창고에 물건이 들어가듯 콘서트홀에서 극장으로 변하는 과정이 일품이라고 묘사했죠.

또한 로얄 오페라 하우스의 경우 6000톤이나 되는 콘서트 홀 지붕이 접히거나 변형이 되기도 하며 LA에 위치한 디즈니 콘서트 홀(Disney Concert Hall)의 경우 독특한 파이프 오르간을 해석한 재미있는 내부도 화제가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마이애미에 있는 뉴월드 심포니 오케스트라 (New World Symphony Orchestra)의 공연장은 혁신적인 음향시설과 19개의 고화질 프로젝트 시설, 초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며 노르웨이 오슬로의 오페라 하우스(Oslo Opera House)와 함께 현대적인 공연장으로 소개했습니다.

데이비드 스테이플스는 아시아의 혁신적인 공연장도 소개했는데요. 싱가폴의 에스플레네이드 (Esplanade)와 오페라 하우스, 콘서트 홀에 이어 홍콩의 웨스트 코우룬 문화지구 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에서는 현재 16개의 극장과 뮤지엄이 완공을 기다리고 있으며 마카오의 댄싱워터하우스(The House of Dancing Water의 경우 카지노 내의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배를 띄우고 분수로 사용하는 등 무대 중간에 물을 소재로 공연을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세계 두 번째로 높은 111층을 목표로 건축 진행 중인 서울의 용산 랜드마크를 언급하면서 24시간 개방되는 1110석의 공연장이라는 이점을 소개해 청중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기도 했습니다.


적절한 유머소스로 무장한 유쾌한 강의진행


20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방대한 자료를 준비한 데이비드 스테이플스의 강의가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는 공연장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뿐만 아니라 재치 있는 그의 진행방법에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강의 초반 씨어터 컨설턴트 일을 설명하면서 그는 자신이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를 한다거나 프랭크 게리가 계획한 디즈니 콘서트 홀 내부의 독특한 형식의 파이프 오르간을 설명하면서 옆에 맥도널드 감자칩의 사진을 함께 준비한 뒤 “아무래도 그가 맥도널드 감자칩에서 영감을 얻은 듯하다”고 응수하기도 했습니다. 링컨 센터를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에서는 뉴욕 시의 일부분을 가리키면서 “이쯤에 재클린의 도서관이 있을 것이다”며 청중뿐만 아니라 또 다른 연사인 재클린 데이비스를 미소를 이끌어 냈습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인정하고 미래의 트렌드를 주도하며 공연장에 대한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현대카드 슈퍼토크 05 Expression of Identity의 또 다른 주역 데이비드 스테이플스. 그가 만들어낸 전통과 혁신의 결합은 세계적인 공연장으로 재해석되어 이번 강연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연사들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는 현대카드 슈퍼토크 05 Expression of Identity 상세 리뷰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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