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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ssion of Identity] 보이는 것을 넘어서 스토리가 담긴 또 다른 세상을 만나다, 사진가 김용호의 Expression of Identity

2012.06.21


경험하고 교감할 대상으로 피사체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각으로 사진에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담아내는 사진가 김용호. 보이는 것을 넘어서 피사체 본질을 탐구하는 자세는 그만의 ‘Expression of Identity’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사체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연구해 도출해내는 여러 이미지를 조합해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진을 만들어내는 김용호의 창의적인 ‘Identity’ 사고과정과 철학을 현대카드 슈퍼토크 05 Expression of Identity에서 공유했습니다.


피사체의 본질을 탐구하는 사진가 김용호

 


사진가 김용호는 단순히 보이는 것을 넘어선 사진에 관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현대카드 슈퍼토크 04 Insight In, Creative Out의 연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이 강조했던 ‘시청이 아닌 견문을 하라’는 대목이 생각나기도 했죠. 김용호는 사진의 모티브에서부터, 아이디어, 컨셉, 미팅 내용까지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는 스케치수첩을 직접 제작했는데요. 같은 색상과 크기의 노트에 빼곡하게 쓰여있는 메모에서 그가 얼마나 피사체를 탐구하고 사유하는지 알 수 있었죠. 이재용 감독의 영화 <여배우들>의 작업 스케치에는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등 출연 배우의 작업 스케치가 세심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여배우의 나이, 성격, 혈액형과 같은 소소한 신상명세부터 장소와 의상, 작가의 생각 같은 대목까지 세세하게 채워져 있는 스케치수첩 만으로도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그는 카메라 성능이 좋아진 탓에 사진이 쉬워져 작가는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사진가의 권위를 굳이 세우기 위한 발언이 아닌 사진의 ‘철학’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죠. 결국, 피사체의 본질을 끊임없이 탐구해야만 진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사진가 김용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스토리다


사진가 김용호는 사진은 스토리라고 말했죠. 어느 한순간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것만이 아닌 작가의 새로운 시선이 담긴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2001년 이영애를 모델로 한 ‘Seven Senses’에서 한 인간의 모든 감정을 담은 스토리를 사진으로 표현했는데요. 사람의 욕망을 담은 뭉크의 그림이나 피카소의 사진과 같은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어 일곱 가지의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냈죠. 2008년 ‘불국루비통’이라는 작품에서는 과거 한 여인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루비통이라는 유명 명품 브랜드를 재치 있게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샴페인 회사 ‘Perrier Jouet’의 광고 사진은 뫼비우스의 띠나 윤회사상처럼 돌고 도는 한 여자의 모습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테마로 담아냈죠.


다른 세상에서 나를 보는 것과 같은 새로운 시각의 필요성


‘피안(彼岸)’이라는 작품은 평소에 우리가 보던 연꽃과는 확연히 다른 이미지로 신비감마저 자아내는데요. 물 위에서 찍은 것이 아닌 물속에서 자신의 몸을 낮추고 그의 새로운 시각이 발현됐기에 가능한 사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용호가 쓴 시(詩)처럼 다른 세상에서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진이죠. 이 사진이 전시되었을 때 대부분 사람이 서서 관람했지만, 현각 스님이 누워서 본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누워서 관람하게 되었다는 말을 하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작업 사진이 아닌 한복 두루마리를 걸친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일상 사진에는 숙연한 마음이 들 정도로 감동이 밀려옵니다.


인생에 무가치한 것은 없다


비교와 편견으로 똘똘 뭉쳐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은 것은 모두 무의미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사진가 김용호는 인생에 무가치한 것은 없다고 청중들에게 역설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진 작업에서도 생각에 생각을 거듭 하다 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일상에 흩어진 수많은 조각들을 제대로 보는 시선이라고 전했죠. 다양한 문화 공연과 멋진 건물, 쇼핑센터가 즐비한 뉴욕에서 이를 보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센트럴 파크에 누워 커피 한 잔의 여유도 필요하다는 것이죠. 이런 일상의 조각들이 어느 날, 문득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사진가 김용호는 마지막으로 강연이 재미없고 무가치하게 생각되더라도 108명의 청중의 삶에 가치 있는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보기에는 멋져 보이는 사진이지만, 작가만의 새로운 시선이 담긴 스토리가 없는 사진이라면 그저 종이나 한낱 이미지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이지적인 인상과 달리 따듯하고 소박한 마음이 느껴지는 강연으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사진가 김용호의 ‘Expression of Identity’는 보이는 것을 넘어서는 피사체의 본질 탐구와 새로운 시선, 일상에서 찾아낸 창의적인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사체와 진심으로 소통하고, 그 이야기를 사진에 담는 김용호의 모습은 그 자체로 ‘진짜’ 사진을 찍는 ‘진짜 사진가’였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가 담긴 현대카드 슈퍼토크 05 Expression of Identity 영상은 2주 뒤 현대카드 슈퍼시리즈 블로그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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